(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주심을 맡았던 시몬 마르치니아크(폴란드)가 극우 정치인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논란에 휘말렸다가 어렵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심판 자격을 지켰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행사 참석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확인한 UEFA는 마르치니아크를 2022-2023시즌 UCL 결승전 심판으로 배정한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마르치니아크는 지난달 29일 열린 폴란드 남부 카토비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사로 나섰다.
폴란드에서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치인 슬라보미르 멘첸이 주최한 행사로, 인종차별 반대 단체 등이 마르치니아크에게 콘퍼런스 참석에 대한 경위를 해명하라고 요구하는 등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마르치니아크는 성명을 통해 "조사를 통해 내가 이 행사의 성격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알았다면 초대를 거절했을 것이다. 주최 측이 홍보하는 가치가 내 신념과는 일치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마르치니아크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1일 오전 4시에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인터 밀란(이탈리아)의 UCL 결승전 심판으로 배정됐다.
마르치니아크는 지난해 열린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주심으로 나섰고, 경기 직후 불거진 '오심 논란'을 직접 일축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르헨티나가 4-2로 이겼다.
전·후반 90분은 2-2로 비겼고, 연장에서도 한 골씩 주고받아 승부를 내지 못했다.
경기 후 프랑스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연장에 올린 득점이 무효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프랑스 신문 레퀴프가 메시가 득점하기 직전 아르헨티나의 벤치 멤버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온 장면이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주도적으로 '오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마르치니아크는 월드컵이 마무리된 후 고국 폴란드로 돌아가 현지 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골을 넣었을 때도 7명의 벤치 멤버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왔다"고 반박했다.
마르치니아크는 "이런 장면을 찾는 게 (판정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추가 인원의 존재만으로는 판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을 잠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