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홍규빈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좌완 토종 에이스 구창모(26)가 다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3일 NC에 따르면 구창모는 왼쪽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굴곡근이 미세하게 손상됐다고 진단받았다.
다만 다친 부위가 수술 이력이 있는 팔꿈치가 아니라 손목에 가깝고 부상 정도도 심하지 않다고 구단 측은 설명했다.
약 3주 동안 재활 훈련을 거친 뒤 구체적인 복귀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구창모는 전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말 공 5개를 던진 뒤 왼쪽 팔에 불편함을 느끼고 자진 강판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더라도 이번 이탈은 NC나 구창모에게 유독 뼈아프게 다가온다.
NC는 새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지 불과 나흘 만에 다시 선발진 공백을 맞았다.
와이드너가 지난달 30일 뒤늦게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5선발 체제를 겨우 완성했는데 마치 배턴을 주고받은 것처럼 곧바로 구창모가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에릭 페디, 이용준, 이재학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기반 삼아 리그 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분간 구창모 자리는 롱 릴리프를 맡아오던 최성영이 채운다.
3월 13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중국의 경기. 5회말 한국 투수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창모 개인으로서도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에 경고 불이 켜진 것이 아쉽다.
구창모는 올 시즌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하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 유력해 보였으나 부상 여파로 불투명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조만간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구창모가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낙마하면 병역 혜택 가능성이 사라져 오는 12월 상무에 입대해야 한다.
그는 지난 1일 발표한 국군체육부대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무 입대 시 구창모와 소속 팀 NC 간의 계약 내용도 변경된다.
구창모는 지난해 12월 NC와 최대 7년간 132억원의 비(非)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을 맺으면서 군 복무와 관련한 조항을 넣었다. 입대하면 복무기간만큼 계약이 연장되는 구조다.
2020년 10월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NC 다이노스 경기. NC 투수 구창모가 6회초 2사 1, 3루에서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창모는 프로 데뷔 후 중요한 시기마다 부상으로 쓰러졌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 등 대표팀 승선 기회를 놓치고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워본 적도 없다.
그는 2019년 우측 내복사근을 다쳐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는 허리 피로 골절로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0년 7월엔 휴식차 2군에 내려갔다가 전완부 염증을 발견했고, 재활 도중 통증의 또 다른 원인인 미세 골절도 드러나면서 석 달 뒤에 복귀할 수 있었다.
재활을 이어가던 2021년 7월 결국 왼쪽 척골(팔꿈치 아래 뼈)에 골반 뼈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아 2021시즌을 통째로 통째로 쉬었다.
이후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을 다치는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 지난해 5월 28일 1군 복귀전을 치렀다. 2020년 11월 23일 이후 552일 만의 1군 등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