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 3년 차 포수 조형우(21)가 앞으로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다.
1선발 실력에 성실함도 갖춘 맥카티의 공을 받으면서 주전 포수의 자질을 길러내겠다는 게 김원형 감독의 복안이다.
김 감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웬만하면 맥카티와 계속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며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맥카티가 어린 포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음에도 좋은 경기력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거기에 형우도 덩달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SSG에 입단한 조형우는 2022년 1군에서 9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올해 벌써 8경기에 나왔다. 21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득점을 올렸다.
김 감독은 군말 없이 조형우와의 조합에 응해준 맥카티에게 최근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맥카티에게 "덕분에 조형우가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나갈 수 있었다. 고맙다"고 말했고, 맥카티는 "형우는 어리지만 좋은 점을 많이 가진 포수다. 호흡도 잘 맞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맥카티의 '워크 에식'(work ethic)을 엿볼 수 있는 일화를 하나 더 소개했다. 워크 에식은 성실함, 사명감 등 프로 선수라면 마땅히 지녀야 할 윤리 의식을 가리킨다.
지난 4일 kt wiz전에서 맥카티가 6이닝 동안 85구를 던져 무실점으로 막은 뒤 자신에게 "오늘 여기까지만 던졌으면 좋겠다. 빼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7-0으로 앞서고 있던 시점이었기에 김 감독도 투수 교체를 생각하고 있던 터라 "그렇지 않아도 좀 쉬게 해주려고 했다"며 기꺼이 응했다.
그리고 맥카티는 자신의 교체 요청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다음 날 다시 김 감독에게 "원래는 그렇지 않은데 어제는 좀 힘들어서 얘기했다. 오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감독도 "오해 안 한다. 오히려 그동안 100개 이상을 계속 던져서 걱정했었다"며 맥카티를 격려했다.
맥카티를 입에 올리는 내내 김 감독의 표정에는 흐뭇함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