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요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이재경이다.
24세 신예 이재경은 최근 치른 5차례 대회에서 4위-7위-7위-10위-우승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지난 4일 끝난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뒀는데 7전 전승을 따냈고, 조별리그에서 딱 한 번 18번 홀을 밟아봤을 뿐이다.
그만큼 이재경의 샷은 물이 올랐다.
약점이던 쇼트게임이 눈에 띄게 향상된 데다 오전 6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연습장으로 향하는 '바른 생활' 덕분이다.
이재경은 오는 8일부터 나흘 동안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리는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에 출전한다.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통산 4승 도전이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상금랭킹 3위인 이재경은 KPGA 선수권대회 우승이면 대상과 상금왕 2관왕에 든든한 디딤돌을 마련한다.
이재경은 "경기력이 좋다. 하지만 무조건 우승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회 개막 전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힘쓸 것"이라면서 "체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챔피언 신상훈은 35년째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이 대회에서는 최윤수가 1987년과 1988년에 우승한 뒤 아직 2년 연속 우승이 없다.
지난해 3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 타이(61타)를 때리며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신상훈은 올해 두차례 톱10 입상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선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신상훈은 "시즌 초반보다 경기력이 올라왔고 컨디션도 좋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괴력의 장타자 정찬민은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정찬민은 신인이던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9위에 올랐던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
시즌 개막전 챔피언 고군택과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백석현, 우리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김동민이 이재경, 정찬민과 시즌 2승 선착 경쟁에서 나선다.
1958년 시작한 이 대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특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치러져 최장기간 연속 개최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총상금도 국내 최대 규모다. 우승자에게는 우승 상금 3억원뿐 아니라 코리안투어 5년 시드가 주어지고, 대회 평생 출전권이라는 보너스도 받는다.
대회 평생 출전권을 받은 역대 챔피언들이 고쳐 쓰는 한국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감상하는 기회다.
넉 달 뒤면 75세가 되는 최윤수는 최고령 우승 기록(74세8개월17일)을 쓰려고 한다. 그는 2021년 대회 때 출전해 이미 최고령 출전 기록을 세웠다.
62세 김종덕은 대회 최고령 컷 통과 기록 경신을 노린다. 작년 이 대회에서 61세 6일이라는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운 그는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대회가 열리는 에이원 컨트리클럽은 2016년부터 8년째 대회를 개최한다.
작년에는 선수들이 뽑는 최고의 토너먼트 코스로 선정됐던 에이원 컨트리클럽은 올해는 8번(파4), 10번(파4), 13번 홀(파5) 티박스를 뒤로 물러 전장이 7천138야드로 84야드 늘어났다. 난도와 변별력이 더해진 셈이다.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KPGA는 군인과 국가보훈대상자 등은 무료로 경기를 볼 수 있게 했다.
2, 3라운드가 끝난 뒤에는 대회장에서 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즐길 거리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