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매년 30경기 이상을 등판하겠다던 '유리 몸 에이스' 제이컵 디그롬(34·텍사스 레인저스)의 약속은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은 6일(한국시간) 디그롬을 6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렸다고 밝혔다.
디그롬은 4월 29일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4회 팔뚝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튿날 15일짜리 IL에 올랐다.
약 한 달 동안 재활에 힘쓴 디그롬은 지난 달 27일 불펜에서 31개의 공을 던지며 복귀 수순을 밟는 듯했다.
MLB닷컴은 "디그롬은 이번 주 부상 회복 상태를 확인한 뒤 복귀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계획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디그롬은 현역 최고의 오른손 강속구 투수로 꼽힌다. 단, 조건이 있다. 건강해야 한다.
2018년과 2019년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디그롬은 2020년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2020년엔 12경기, 2021년엔 15경기, 2022년엔 11경기 등판에 그쳤다.
디그롬은 2022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많은 구단은 선뜻 영입 제의를 하지 못했다.
이때 손을 내민 구단이 텍사스였다. 텍사스는 '도박'이라는 우려에도 디그롬과 계약기간 5년 총액 1억8천500만 달러(약2천41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디그롬도 주변의 우려를 알고 있었다. 그는 입단식에서 "내 몸 상태는 매우 좋다"며 앞으로 5년 동안 매 시즌 30경기 이상 등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디그롬은 계약 첫해부터 삐그덕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7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등판 경기가 6차례에 불과하고 소화한 이닝도 30⅓이닝에 그친다. 5월부터는 출전 기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