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결승 9호골을 넣으며 K리그1 득점 단독 선두에 오른 울산 현대의 주민규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 승선에 실패한 것에 대해 "기대한 만큼 실망감도 컸다"면서도 "앞으로 팀의 우승을 위해 올인할 생각"이라며 애써 덤덤해했다.
울산은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수원FC를 3-1로 꺾었다.
주민규는 2-1을 만든 역전 골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 골을 꽂아 넣었다.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원FC 윤빛가람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주민규는 오른발로 그대로 차 넣으며 승부를 갈랐다.
리그 9호골을 작성한 주민규는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이 전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6월 A매치(16일 페루·20일 엘살바도르)에 나설 국가대표 23명 명단에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외면받던 주민규는 이번에도 클린스만 감독의 호출을 받지 못했다.
주민규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기대한 만큼 실망감도 컸지만, 실망감에 취해 있을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장 오늘 경기도 있어서 마음을 잡고 준비했다"는 주민규는 "울산 팬을 비롯해 타팀 팬에게도 '아쉽다, 응원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정말 사랑받는 선수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규는 "더 많은 골을 넣고 홍명보 감독님의 지시를 바탕으로 팀에 더 녹아든다면 좀 더 좋게 봐주실 것 같다"며 "팀에 집중하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대표팀 명단에서 탈락한 주민규는 이제 소속팀 울산의 우승에 집중한다.
주민규는 "울산에 온 이유는 딱 하나다. 더 많은 우승컵을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대표팀은 보너스일 뿐"이라며 "팀의 승리에 올인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에 앞서 홍명보 울산 감독은 "A매치 명단을 발표하는 것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며 "주민규가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팀에서 계속 활약하다 보면 언젠가 한 번 기회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