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오지환의 신인 향한 배려…"네가 타석 들어갈래?"

뉴스포럼

캡틴 오지환의 신인 향한 배려…"네가 타석 들어갈래?"

빅스포츠 0 552 2023.06.07 12:20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송대현에게 먼저 나서서 타석 양보

물오른 오지환
물오른 오지환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키움의 경기. 5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LG 오지환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베이스를 향해 달리고 있다. 2023.6.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가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무려 16경기 만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에 성공한 프로야구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3)의 눈길에 신인 내야수 송대현(23)이 들어왔다.

입단하고 나서 '오지환 선배가 본보기'라고 말했던 송대현에게 다가간 오지환은 "네가 타석에 들어갈래?"라고 물어봤다.

후배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오랜만에 돌아온 타격감을 이어가고 싶었던 오지환은 후배에게 타석을 양보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오지환은 이날 키움전에서 4타수 2안타에 4타점을 쓸어 담는 활약으로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오지환의 마지막 타순이 돌아온 것은 9회 초다.

2사 3루에서 바로 앞 타순의 문보경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오지환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왔지만, 송대현이 대타로 등장해 삼진으로 물러나며 LG의 이날 공격이 끝났다.

LG, 9대1 승리
LG, 9대1 승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키움의 경기. 9대1로 이긴 LG 오지환(왼쪽)과 김현수가 선수들과 자축하고 있다. 2023.6.6 [email protected]

경기 후 오지환은 "사실 저만 생각하면 제가 치고 싶었다. 그렇지만 점수 차가 많이 나면 사실 (신인) 친구들도 한 경기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서 "그래서 (송)대현이에게 타석에 들어가고 싶냐고 물어봤고, 그렇다고 하기에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은 점수가 크게 벌어진 경기 막판에야 출전 기회를 얻는다.

오지환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지만, 벌써 10년도 훨씬 흘러간 한 타석이 소중하던 신인 시절을 잊지 않았다.

보통 대타 기용은 코치진이 결정한다.

송대현은 9회 말 오지환을 대신해 유격수 대수비로 출전하기로 되어 있었음에도, 오지환은 직접 코치를 찾아가 자기 대신 송대현을 타석에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신일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올해 8라운드 지명을 받아 LG에 입단한 송대현은 오지환 덕분에 1군에서 세 번째 타석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비록 데뷔 첫 안타는 때리지 못했어도, 꿈에 그리던 LG 주전 선수로 향하는 돌계단을 하나 더 쌓았다.

오지환의 시선은 이날 데뷔 첫 선발로 출전한 포수 김범석(19)에게도 닿았다.

LG, 9대1 승리
LG, 9대1 승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키움의 경기. 9대1로 이긴 LG 오지환(왼쪽)과 김현수가 선수들과 자축하고 있다. 2023.6.6 [email protected]

올해 LG의 1라운드 지명 선수이자 거포 유망주인 김범석은 9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 희생플라이로 데뷔 첫 타점을 냈다.

오지환은 "경기 전에 몸 풀 때 (김)범석이가 '너무 긴장된다'고 해서 '형도 그런 감정을 느꼈던 데뷔전이 있었다. 긴장하는 마음은 어느 정도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팀에서 네게 바라는 것도 과감하게 스윙하는 모습일 것이다. 결과가 안 나오더라도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거니 자신 있게 돌려'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오지환의 조언대로 김범석은 거침없는 풀스윙으로 키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며 LG 타선의 미래다운 면모를 뽐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5331 '음주 파문' 김광현 500만원·이용찬과 정철원은 300만원 벌금 야구 2023.06.08 580
5330 [프로축구 전주전적] 전북 1-0 대구 축구 2023.06.08 475
5329 [프로야구 고척전적] LG 5-5 키움 야구 2023.06.08 554
5328 소크라테스, 올해 KIA 홈런존 첫 주인공…니로 차량 보너스 야구 2023.06.08 552
5327 선발 전원안타 SSG, 이틀 연속 KIA 제압…양현종 7실점 또 부진(종합) 야구 2023.06.08 578
5326 최원호 한화 감독 "새 외국인 빨리 합류하길…지금도 늦은 감" 야구 2023.06.08 583
5325 [U20월드컵] 최순호 수원FC 단장 "김은중호는 이미 완벽한 팀" 축구 2023.06.07 550
5324 '음주 파문' 김광현·이용찬·정철원 "상벌위 결정 따르겠다"(종합) 야구 2023.06.07 587
5323 가수 박진영, 10일 NBA 챔피언결정전 4차전 TV 중계 해설 농구&배구 2023.06.07 232
5322 PGA투어-LIV 골프 합병에 "배신당했다"…니클라우스는 "지지" 골프 2023.06.07 278
5321 "1947년 우승 떠올리며"…탑텐-SSG랜더스, '인천군 티셔츠' 출시 야구 2023.06.07 578
5320 선동열 감독 "오승환, 나보다 위대한 선수…열정 대단해" 야구 2023.06.07 608
5319 [U20월드컵] '4년 전 이강인' 떠오르는 이승원, 결승전 가면 'MVP 보인다' 축구 2023.06.07 570
5318 [U20월드컵] 김은중호 측면 공격, '빗장수비' 이탈리아 뚫을까 축구 2023.06.07 528
5317 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 "감독님 말고 '오기상'이라 불러달라" 농구&배구 2023.06.07 210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