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을 포함한 모두가 "감동받았다"고 칭찬하지만, 정작 장원준(37)은 "아직 멀었다"고 몸을 낮춘다.
장원준이 '칭찬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내세운 기준은 '5경기 연속 준수한 투구'다.
1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장원준은 "아직 난 붙박이 1군 투수가 아니다. 그냥 2경기 선발 등판했던 투수"라며 "5경기 연속 잘 던져야 조금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이날 불펜 투구를 했다.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선발 등판을 위한 준비다.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던 장원준은 올해 승리 시계를 다시 돌렸다.
3년 넘게 129승에서 멈췄던 장원준의 개인 통산 승리는 1천844일 만에 130승으로 하나 늘었다. 130승에서 131승으로 올라서는 데는 단 14일만 걸렸다.
2018년 5월 5일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129승째를 수확한 뒤, 5년 넘게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던 장원준은 올해 5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7피안타 4실점)에서 감격스러운 승리를 거두며 KBO리그 역대 11번째로 개인 통산 130승 고지를 밟았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6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등판한 장원준은 5⅓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로 131승째를 챙겼다. 장원준은 130승의 임창용을 제치고, KBO리그 개인 통산 승리 단독 10위로 올라섰다.
등판 간격은 더 짧아졌다.
장원준은 일주일만인 13일에 다시 선발 등판한다.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이 선발진에 안착한 덕에 기존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있다. 올해 처음 1군 풀 타임 선수가 된 김동주도 짧은 휴식을 취하고자 1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두산 사령탑에 부임하자마자 장원준과 면담하며 "후회 없이 한 번 뛰어보자"고 말한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이 묵묵히, 포기하지 않고 준비해 팀에 2승을 안겼다. 후배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주위에서는 칭찬 일색이지만, 장원준은 묵묵히 다음 등판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