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오오오오∼ 승리를 위하여…오오오오∼ 그대와 함께 가리라…대한민국! 대한민국!"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열리는 아르헨티나 교민 사회에선 한국 태극전사들 응원가 외우기가 한창이다.
오는 12일(한국시간)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3·4위 전에 앞서 교민들은 카톡방에서 응원가 가사를 나누는 등 응원 준비에 여념이 없다.
앞서 교민들은 지난 8일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에도 버스를 대절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시간 거리인 라플라타까지 가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비록 한국의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교민들은 3·4위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장에 휘날린 대형 태극기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교민들의 뜨거운 응원이 가능했던 건 재아르헨티나 대한체육회와 재아한인상연회 등 교민들의 적극적인 노력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 대한체육회 정연철 회장은 "U-20 월드컵 개최지가 지난 4월 인도네시아에서 갑자기 아르헨티나로 변경됐다"며 "그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에 거주하는 교민 입장에선 생업을 뒤로하고 1천㎞까지 떨어진 도시에 가서 조별리그 경기 응원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젊은 태극전사들의 활약으로 4강까지 오르자 교민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4강전을 앞둔 교민 카톡방은 '불난 호떡집' 같았다.
현지에서 태어난 2세들은 발 빠르게 인터넷을 활용하여 4강 입장권을 확보했다. 또한 표를 구하지 못한 교민들도 대한체육회 등의 도움으로 FIFA를 통해 4강 입장권 500장과 3·4위 전과 결승전 입장권 1천 장을 각각 예약할 수 있었다.
한 한인 사업가는 붉은 악마 티셔츠 800장을 기부했고, 교민 빵집에서는 500여개의 빵을 돌리기도 했다.
4강전이 열린 라플라타에 교민들을 태우고 간 버스는 10대에 달했다.
열띤 분위기는 3·4위 전을 앞두고도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열심히 뛴 젊은 태극전사들에게 감사하고, 내일 3·4위 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가족들과 같이 경기장에 갈 것이다", "내일 날씨가 추우니 무장을 하고 가서 응원해야 한다", "경기는 2시 반이지만 9시에 열리는 시상식 때까지 남아서 격려하자" 등 교민 카톡방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