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가 홀로 3골을 만들어낸 엄원상의 '원맨쇼'를 앞세워 2위권 팀인 제주 유나이티드를 완파하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울산은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를 5-1로 크게 물리쳤다.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부터 14라운드 수원 삼성전까지 6연승을 달리다가 이후 2경기에서 1무 1패로 주춤했던 울산(14승 2무 2패)은 17라운드 수원FC전(3-1)에 이어 다시 연승을 시작했다.
승점도 44로 올라 2위 포항 스틸러스(8승 6무 3패·승점 30)와 승점 차를 14까지 벌렸다.
반면 포항, 3위 FC서울(8승 4무 5패·30골)과 '2위권'을 형성한 제주(8승 4무 6패·27골·이상 승점 28)는 일단 4위에 머물렀다.
현재 진행 중인 광주FC와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7승 4무 6패·28골·승점 25)이 이기면 제주의 순위는 5위까지 떨어진다.
울산은 전반 29분 부지런히 전방을 누빈 엄원상이 골키퍼로 향하는 패스를 낚아채는 중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먼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바코가 시즌 7호 골을 터뜨리며 앞서간 울산은 후반이 시작한 지 9분도 안 돼 두 골을 더 추가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 7분 엄원상이 오른 측면에서 넘겨준 크로스를 아타루가 그림 같은 다이빙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두 골 차를 냈다.
벌써 2골에 관여한 엄원상은 1분 후 직접 '원더골'을 터뜨리며 일찍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하프라인 아래 지점에서 드리블을 시작한 엄원상은 자신을 저지하러 나온 임채민을 가속해 벗겨낸 후 단숨에 문전까지 전진했다.
이어 김동준 골키퍼가 슈팅 각도를 좁히려 전진하자, 반대편 골대로 공을 띄워 보내며 경기장을 찾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앞에서 '원맨쇼'를 마무리했다.
6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주민규도 후반 25분 원더골을 터뜨리며 자신을 부르지 않은 클린스만 감독에 '무력시위'를 벌였다.
오른 측면에서 넘어온 바코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받아낸 주민규가 공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그림 같은 터닝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자 클린스만 감독이 활짝 웃는 장면이 중계에 포착됐다.
지난 시즌까지 뛴 친정팀을 상대로 10호 골을 넣은 주민규는 2021년(22골), 2022년(17골)에 이어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기쁨도 누렸다. K리그 역대 6번째 기록이다.
제주는 후반 33분 이규성의 패스 실수를 낚아챈 유리 조나탄이 조현우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전 문전으로 침투한 바코에게 5번째 골까지 내줬다.
대구FC는 1골 1도움을 올린 세징야를 앞세워 홈에서 수원FC를 3-1로 완파했다.
6경기에서 4승을 챙긴 대구(7승 6무 5패·승점 27·22골)는 제주를 승점 1차로 뒤쫓았다.
반면 최근 7경기에서 6패를 안은 수원FC(5승 3무 10패·승점 18)는 꼴찌 수원 삼성(2승 2무 13패·승점 8)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두 자릿수 패배를 쌓으며 10위에 머물렀다.
후반 4분 에드가가 공중볼 경합 끝에 떨궈준 공을 잡은 바셀루스가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왼발로 중거리 슛을 차 대구가 1-0으로 앞서갔다.
그러자 이승우가 후반 31분 시즌 2호 골을 터뜨리며 수원FC가 반격했다.
라스가 떨궈준 공을 이승우가 속임 동작으로 조진우를 제친 후 반대편 골대 하단 구석으로 침착하게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막판 '대팍의 왕'이자 주장 세징야가 대구의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4분 황재원이 역습 중 오른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한 세징야가 다이빙 헤딩으로 마무리해 2-1을 만들었다.
이어 경기 종료 직전에는 하프라인 아래부터 공을 몰고 페널티박스까지 전진, 중앙 방향으로 뒤따라온 황재원의 쐐기 골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