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이정후가 올 시즌 처음으로 3할대 타율에 올라 '타격 천재'의 완전한 복귀를 알렸다.
이정후는 11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전에서 2루타 3방을 포함해 4타수 4안타를 때려 시즌 타율을 0.304(230타수 70안타)로 끌어올렸다.
뛰어난 선구안으로 볼넷 2개를 골라내 전 타석 출루에 성공한 데다 3타점 3득점으로 팀의 14-5 대승을 이끌었다.
3할 타율 돌파는 이정후가 올 시즌 초반 슬럼프에서 벗어나 완전히 부활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월간 타율로 보면 4월 0.218(87타수 19안타), 5월 0.305(105타수 32안타), 6월 0.500(38타수 19안타)으로 수직 상승했다.
그는 2017년 프로 데뷔 이래 시즌 타율이 단 한 번도 3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최저 타율은 2017년 0.324, 최고 타율은 2021년 0.360였다.
그런데도 경기를 마치고 만난 이정후는 담담했다. 들뜬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정후는 "동료들이 '이번에 치면 3할이다'라고 말해줘서 알았는데 별로 의식되진 않았다"며 "시즌은 많이 남아있고 언젠가 지나쳤을 타율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그칠 게 아니라 더 치고 나가야 한다"며 "한 달 반 정도 못 했던 것을 만회하려면 석 달은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3할대 타율을 앞두고 부담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제 개인적인 기록 때문에 타석에서 부담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한 시즌에 치르는 500, 600타석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똑같이 임했다"고 답했다.
말은 이렇게 해도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쳤던 지난달 말까지 마음고생이 없던 것이 아니다.
특별 타격 훈련은 물론이고, 간절한 마음에 사우나에서 몸에 소금을 뿌리기도 하고 전동 마사지건으로 배트를 두드려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정후는 "특타는 5월 중순까지 계속하다가 그 이후로는 체력이 떨어질 것 같아 기존의 루틴대로 훈련했다"고 떠올렸다.
서울 고척스카이돔 타석에는 어머니가 성당에서 받아온 성수를 뿌리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어머니가 저 때문에 새벽 기도도 다니시고 생활 패턴이 저에게 맞춰져 있다시피 했다"며 "어머니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빨리 반등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는 그는 "항상 작년보다 잘하는 게 목표였는데 초반에 좋지 않았으니 시즌 끝날 때까지 좋은 감을 유지하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