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에이스 케이시 켈리의 부진이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켈리는 1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⅔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3개, 몸 맞는 공 2개를 허용하고 6실점 한 채 일찍 마운드를 떠났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켈리가 2이닝도 못 채우고 강판한 건 127경기 만에 처음이었다.
켈리의 평균자책점은 4.70으로 치솟았다. 올해 13번의 등판에서 6이닝을 못 넘긴 게 5번에 달한다.
시즌 6승 3패를 거둔 켈리는 5월에 4승 1패, 평균자책점 2.73을 올려 반등하는 듯했지만, 최대 강점인 꾸준함을 살리지 못하고 6월 두 번째 등판인 한화전에서 수모를 맛봤다.
켈리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으며 연평균 174이닝을 던진 LG 마운드 부동의 1선발 투수다.
작년에는 시즌 최다인 16승(4패)과 KBO리그 입문 후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2.54)을 남겼다. 애덤 플럿코와 이룬 원 투 펀치의 파괴력은 10개 구단 중 최강이었다.
그러나 켈리가 흔들리면서 LG 1, 2선발의 균형추가 플럿코 쪽으로 쏠렸다. 플럿코는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97로 제 몫을 하는 중이다.
LG 데이터 전력분석팀과 코치진은 켈리의 볼 회전수 추이를 살피며 부진의 원인을 알아보는 중이다. 한화전에서의 난조가 일시적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징후인지를 면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벌써 5년 차로 켈리의 구종과 볼 배합이 어느 정도 타자들의 눈에 익었다는 점도 부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1994년 이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론 2002년 이래 21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LG는 선발진의 숙제를 풀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투수에서 명운이 갈리는 단기전의 속성을 고려하면 LG 선발진에 승리를 보장할 만한 확실한 선발 투수 3명은 있어야 우승의 염원을 푼다.
국내 투수들의 기량이 경쟁팀의 3∼5선발보다 우위에 있다고 논할 수 없는 올해 사정상, 외국인 듀오가 나서는 경기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LG가 단기전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똘똘한 세 명의 선발 투수 중에서도 에이스는 강속구를 앞세운 압도적인 유형의 피워 투수여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
이런 측면에서 켈리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등 경쟁팀 1선발보다는 위압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켈리가 올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검증된 투수인 데다 큰 경기에서 강해 새 외국인 투수로 쉽사리 교체할 수도 없다.
켈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통산 두 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98,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54,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27을 거두는 등 포스트시즌 통산 3승 1패, 평균자책점 2.23의 특급 성적을 낸 '빅 게임 투수'다.
내년 이후 외국인 영입 후보 물색 차 5월 말 3주 일정으로 미국에 나간 차명석 단장과 LG 구단이 선발 투수 보강을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