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닉 테일러(캐나다)가 69년 묵은 캐나다 골프의 숙원을 풀었다.
테일러는 1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오크데일G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캐나다오픈(총상금 900만 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이자 2020년 AT&T 베블비치 프로암 제패 이후 3년 만에 오른 PGA투어 정상이지만 감격은 남달랐다.
1904년에 시작해 120주년을 1년 앞둔 캐나다 오픈에서 캐나다 선수가 우승한 건 1954년 팻 플레처 이후 69년 만이기 때문이다.
테일러는 18번 홀(파5)에서 치른 4번째 연장전에서 20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운집한 캐나다 골프 팬들의 우레같은 박수와 함성을 받았다.
연장전이 벌어진 그린 주변에는 마이크 위어를 비롯해 캐나다 국적 선수들이 모두 모여 테일러를 응원했다.
테일러는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5타를 줄인 플리트우드와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4라운드를 마쳤다.
먼저 경기를 끝낸 테일러가 17, 18번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선두에 나섰는데 플리트우드도 16, 17번 홀 버디로 따라붙었다.
연장전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18번 홀에서 두차례 연장전을 모두 비긴 둘은 9번 홀(파3)에서 세 번째 연장전을 벌이고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18번 홀로 다시 돌아와 치른 네 번째 연장전에서 플리트우드는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버디 퍼트를 남겼다.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테일러는 2퍼트도 쉽지 않아 보이던 먼 거리 이글 퍼트를 과감하게 굴렸고 볼은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사라졌다.
PGA투어에서 119경기 만의 첫 우승 기회를 놓친 플리트우드는 챔피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고 쓸쓸하게 그린을 벗어났다.
판정충(대만)과 티럴 해턴(잉글랜드), 에런 라이(잉글랜드) 등 3명이 1타차 모자라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3위(16언더파 272타)에 올랐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븐파 72타를 친 끝에 공동9위(12언더파 276타)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시즌에 11번 출전해서 6번째 톱10 진입이다.
김성현은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5위(7언더파 281타)에 머물렀다.
2언더파 70타를 적어낸 노승열은 공동 38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3타를 잃은 강성훈은 공동57위(1언더파 287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