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여자 실업축구 WK리그보다 늦게 출범한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팀들이 2021-2022시즌에만 도합 511억원가량 수익을 내며 크게 흥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12일(현지시간) "WSL 12팀의 2021-2022시즌 수익은 3천200만파운드(약 511억원)로 이전 시즌 2천만파운드보다 6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처음으로 자체 중계 수익이 발생하면서 전체 수입 증가 폭이 가팔라졌다는 게 딜로이트의 분석이다.
2021-2022시즌 개막 전 WSL은 영국 공영방송 BBC·유력 스포츠 채널 스카이스포츠와 중계권 계약을 맺으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는 남자 축구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독립적으로 이뤄진 첫 번째 중계권 계약이다. 연간 800만파운드 상당 규모 자금의 75%가 WSL로, 25%는 2부리그로 향한다.
아울러 딜로이트는 후원, 광고 수익도 리그 재정 여건이 개선된 원동력이라고 짚었다.
2019년 처음으로 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바클레이스 은행은 지난해 계약을 2025년까지 연장하고 총액 3천만파운드를 투자하기로 했다.
딜로이트는 WSL에 대한 광고 수익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낙관적 전망도 내놨다.
관중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구단 총수익의 10%가량으로 집계됐다.
2021-2022시즌 매 경기 평균 1천923명이 입장했는데, 딜로이트는 2022-2023시즌 들어 이 수치가 5천616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선수·직원 등 인건비 역시 2천500만달러, 한국 돈 318억원 정도로 늘었는데, 전체 수입 규모가 크게 는 만큼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2021시즌 92%에서 2021-2022시즌 78%로 떨어졌다.
홀로 690만파운드를 벌어들인 아스널을 비롯해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까지 4팀이 전체 수익의 70%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는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22)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의 성공이 여자축구 인기의 변곡점이겠지만, 이같은 역사적 우승 이전부터 WSL의 수익은 증가 중이었다는 사실을 (이번 분석이) 보여준다"고 밝혔다.
잉글랜드는 2022-2023시즌 개막 전인 지난해 7월 자국에서 열린 여자 유로 2022에서 우승했다.
당시 런던에서 열린 독일과 결승전에는 8만7천192명이 찾아 남녀 유럽선수권대회를 통틀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WSL은 WK리그보다 2년 늦은 2011년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 주도 아래 8팀 체제의 세미프로리그로 첫 시즌을 시작했다.
2014년 1·2부를 나눠 승강제를 실시했고, 2018년 1부인 WSL이 프로 전환에 성공했다. 2019-2020시즌부터 12팀 체제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