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대한민국의 전북 현대라길래 왔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제7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단 페트레스쿠(55·루마니아) 감독은 14일 오전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역 시절 제노아(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등 클럽에서 빅리그를 누빈 페트레스쿠 감독은 사령탑으로서는 동유럽과 중동, 동아시아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최근에는 고국인 루마니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클루지를 이끌고 4차례(2017-2018·2018-2019·2019-2020·2021-2022)나 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자신의 나라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지도자로 자리를 잡았음에도 한국 무대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전북 박지성 디렉터와 로베르토 디마테오 기술고문으로부터 와 달라는 전화를 받자마자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장쑤 쑤닝(중국)을 이끌던 201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전북과 한 조에서 경쟁한 바 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전북이라는 얘기를 듣고, 바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클럽이기 때문"이라면서 "과거 전북 원정 경기를 치렀을 때 시설이 참 좋고 팬 분위기도 대단해서 크게 감명받았다. 그때부터 전북에 오기를 꿈꿨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로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전북이 가장 큰 경험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곳에서 기회를 잡은 것에 대해 큰 기대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러 팀을 옮겨 다닌 것은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2003년 루마니아 리그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이후 20년 동안 전북에 오기까지 17차례 팀을 옮겼다.
이와 관련한 질문을 페트레스쿠 감독은 "여기서는 10년 있으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겼다.
이어 "축구 감독의 삶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나라마다, 클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선택할 때마다 부담감, 리스크가 크지만 감내해야 한다. 나도 그래서 전북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때 강등권까지 내려앉았던 전북은 5위(승점 27)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선두(승점 44) 울산 현대와 격차는 여전히 크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우승이 목표라고 공언했으나, 그게 올 시즌이 될 거라고 약속하지는 않았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챔피언이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올해가 아니라면, 내년에 달성하겠다"면서 "난 5경기, 6개월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다음 게임만 신경 쓴다. 그게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전 허병길 대표가 페트레스쿠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에게 머플러를 걸어줬고, 박지성 디렉터는 페트레스쿠 감독에게 취임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