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을 등에 업은 LIV 골프 시리즈의 합병 결정에 대해 미국 정부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최근 PGA에 LIV 시리즈와의 합병이 반독점법 위반인지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세계 남자골프계는 미국의 PGA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가 양분했지만, 지난해 두 단체에 대항하는 LIV 시리즈가 출범하면서 갈등이 심화했다.
특히 PGA는 LIV가 일부 스타 선수들을 빼내 가자, 이들에 대해 PGA 투어 출전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 단체는 전격적으로 합병을 결정했다.
LIV 골프와 PGA 투어뿐 아니라 유럽을 중심으로 한 DP 월드투어까지 포함한 법인을 출범시켜 세계 남자 골프계를 하나로 뭉치겠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법무부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합병 작업도 중단될 예정이다.
WSJ은 최소한 1년은 합병 작업이 중단될 것이라는 PGA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또한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법무부가 제시하는 특정 조건에 PGA나 LIV가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면 합병에 대한 합의가 수포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의 반독점법 관련 조사와는 별개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PGA 투어와 LIV 시리즈의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한 상태다.
LIV 시리즈에 자본을 댄 사우디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하는 등 인권 침해를 저지른 독재국가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상원에선 PGA 투어와 LIV 시리즈 합병에 사우디 정부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악화한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PIF가 투자한 LIV 시리즈에 일종의 선물을 안겼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 의원(코네티컷)은 PGA에 LIV와의 합병과 관련한 세부 자료와 합병 후 조직 체계 및 운영방식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