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최근 4연승을 달리고도 여전히 7위에 머무르는 키움 히어로즈가 반등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막강한 선발진이 있다.
키움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14일까지 3.19로 이 부문 리그 2위 NC 다이노스(3.44)에 넉넉하게 앞선 리그 1위다.
지난해에도 선발 평균자책점 3.41로 1위를 차지했던 키움은 지난해보다 한층 단단해진 선발진을 자랑한다.
선발투수에게 최소한의 임무라고 할 수 있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를 보면, 올해 키움은 39회로 이 부문 리그 2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25회)보다 14번이나 더 많았다.
이처럼 키움 선발진의 지표가 좋아진 배경에는 평균자책점 2.86, 퀄리티스타트 9회를 기록한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의 역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최원태의 역투가 눈에 띈다.
지난해 4선발로 활약하다가 포스트시즌에는 불펜 투수로 임무를 수행했던 최원태는 올해 에이스 안우진과 '원투펀치'를 이룰 만큼 환골탈태했다.
14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7이닝 8피안타 1실점 역투로 시즌 5승(3패)째를 챙긴 최원태는 이번 시즌 13번의 등판에서 10차례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최원태는 80⅓이닝을 던져 라울 알칸타라(두산·82이닝)에 이어 리그 최다 이닝 2위를 달린다.
국내 선발로 한정하면 리그 1위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정규시즌 7승 5패, 105⅔이닝 소화에 퀄리티스타트는 단 6차례였던 최원태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예고한 상황이다.
14일 KIA전까지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최원태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불펜 투구를 하지 않은 게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5년 입단해 이제 프로 9년 차를 맞이한 최원태가 드디어 본인에게 딱 맞는 체력 관리법을 발견한 것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투구로 불펜 투수의 고충을 알게 돼 선발 투수로 길게 이닝을 던져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는 그의 말에서 선발 투수의 무게와 책임감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열흘 휴식 후 지난 10일 kt wiz전에 맞춰 돌아온 키움 에이스 안우진은 4승 4패 74⅓이닝 평균자책점 1.82로 올 시즌 역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킨다.
평균자책점은 1.82로 에릭 페디(NC 다이노스·1.74)에 이어 리그 2위이며, 탈삼진 96개는 리그 1위다.
리그 국내 선발로 한정하면 최원태(80⅓이닝)가 이닝 1위, 안우진(74⅓이닝)이 2위이며, 평균자책점은 안우진(1.82)이 1위, 최원태(2.69)가 3위다.
올해뿐만 아니라 키움이 향후 수년 동안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선발진을 유지할 거라고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