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 경기. 클린스만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3.6.16 [email protected]
(부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손흥민(토트넘)-김민재(나폴리)-김영권(울산)의 '공수 3인방' 비중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평가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복병' 페루와 6월 A매치 2연전 첫 경기에서 결정력 부재를 실감하며 0-1로 패했다.
클린스만호는 페루전을 앞두고 손흥민을 필두로 부동의 센터백 조합인 김민재와 김영권의 결장이 확정되면서 일찌감치 '고난의 순간'을 예상됐다.
손흥민은 '스포츠 탈장' 수술의 여파로 100% 몸 상태가 아니어서 휴식이 결정된 가운데 김민재는 군사 훈련, 김영권은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아예 소집조차 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특히 센터백 공백을 메우려고 수비 자원으로 정승현(울산), 김주성(서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등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을 호출하며 그나마 경험이 많은 박지수(포르티모넨스)와 조합을 이뤄 대응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클린스만호는 페루의 강한 압박에 당황했고, 벤투호를 거치며 치밀하게 완성했던 '빌드업 축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오른쪽 풀백 안현범(제주)은 전반 11분 만에 페루 공격수의 강한 압박에 볼을 빼앗기며 실점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 경기. 조규성이 후반 막판 헤딩슛을 시도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3.6.16 [email protected]
새로운 포백 라인이 구성된 터라 조직력이 살아나지 못한 클린스만호의 빌드업 작업은 원활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 볼' 구사가 많아지면서 전반 중반까지 페루에 밀리는 형국이 됐고, 결국 전반 11분 만에 실점하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전반 초반 20~25분까지 고전했다. 페루가 후방에서부터 빌드업하고 미드필더에게까지 볼이 연결되면서 중원에서 일대일 싸움에 고전했다"라며 "그래도 선수들이 페이스를 찾아가면서 후반에는 우리가 주도했다. 골 기회 많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결국 패했다"라고 평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비록 패했지만 새롭게 소집한 선수들의 '쓰임새'를 평가할 수 있었던 점에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부산=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 페루 대표팀 골키퍼 페드로 가예세가 조규성의 헤더를 막아내고 있다. 2023.6.16 [email protected]
이날 대표팀은 황희찬(울버햄프턴)-오현규(셀틱) 투톱 스트라이커 조합으로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는 실험에 나섰고, 후반 중반에는 조규성(전북)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놓고 좌우 날개에 황희찬과 이강인(마요르카)을 배치하는 4-1-4-1 전술로 바꿨다.
경기 막판에는 사실상 풀백 자원을 모두 공격에 투입하며 투백(2-BACK) 전술로 동점골 사냥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전술 변화를 시도한 게 눈에 띄었다.
후반 막만 황의조(서울)까지 투입되면서 클린스만호는 파상 공세에 나섰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도 많은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과 경험 많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기회였다"라며 "물론 경기는 이기고 싶다. 패배의 쓴맛을 봤을 때 잘 이겨내야 한다. 손흥민과 김민재 등이 빠졌을 때 팀을 꾸려나가는 방향을 잡는 것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페루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대표팀이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경기는 한국 대표팀이 0대1로 패했다. 2023.6.16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