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팀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고 있다.
최근 4연패에 빠진 삼성은 7위에서 9위로 추락했고,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반 경기 차로 쫓겼다.
17일 경기 결과에 따라 꼴찌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팀 분위기는 심각하다. 삼성은 4연패 기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다 잡았던 경기를 번번이 내줬다.
급기야 팀의 최선참인 '끝판왕' 오승환(40)은 경기 중 불만을 드러내며 거친 행동을 했다.
오승환은 1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방문경기 6-4로 앞선 8회말 구원 등판해 정준영에게 번트 안타, 박경수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타구 처리는 다소 아쉬웠다. 중견수 김현준이 박경수의 타구 방향을 살짝 잘못 읽고 달려갔고, 공은 글러브를 스쳐 떨어졌다.
아쉬움을 감추지 않던 오승환은 호흡을 가다듬은 뒤 마운드에 섰고, 후속 타자 안치영에게 희생번트를 내줬다.
이때 삼성 벤치는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정현욱 투수 코치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정타를 허용하지 않고도 교체된 오승환은 속상한 듯했다. 그는 쥐고 있던 공을 정현욱 코치에게 넘기지 않고 관중석으로 내던졌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오승환은 글러브를 내던지며 분노하기도 했다.
평소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아서 '돌부처'라는 별명까지 얻은 오승환이기에 더 의외였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놓쳤다. 6-5로 앞선 1사 3루 위기에서 등판한 왼손 투수 이승현은 앤서니 알포드를 2루 직선타로 잡은 뒤 박병호를 3루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했지만, 3루수 김영웅이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동점이 됐다.
그리고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kt 이호연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얻어맞고 6-7로 패했다. 최악의 결과였다.
더군다나 삼성은 최근 4연패 중 3경기에서 한 점 차로 졌다. 모두 역전패다.
패배 과정도 뼈아프다. 무릎 꿇은 3경기에서만 실책 6개가 나왔고, 대부분 승부처에서 발생했다.
삼성은 16일 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주장 오재일 등 4명의 선수를 엔트리에서 뺐다.
효과는 크지 않았다. 삼성 내 공기는 무겁게 얼어붙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