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2루수 김하성(27)은 판단력이 좋은 선수다.
수비나 주루에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 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관중들을 열광시킨다.
공격력은 아쉽지만, 샌디에이고 구단이 김하성을 주전 내야수로 활용하는 이유다.
김하성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타석에선 열흘 만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고, 출루 후엔 탄성을 자아내는 현란한 주루 플레이를 펼쳤다.
김하성은 이날 5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239로 소폭 상승했다.
김하성은 3-5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서 삼구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중요한 안타를 생산했다.
무사 1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왼손 선발 로건 앨런의 가운데 몰린 직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김하성은 후속 타자 넬슨 크루스의 우익수 뜬 공 때 2루 태그업에 성공했다.
2루 주자 산더르 보하르츠가 3루 태그업을 했고, 상대 팀 수비진이 3루로 송구한 사이 2루로 뛰어 세이프됐다.
관중들은 상대 허를 찌른 김하성의 플레이에 환호를 보냈다.
김하성의 놀라운 주루 플레이는 계속됐다.
후속 타자 브랜던 딕슨은 1루 땅볼을 쳤고, 상대 팀 1루수 조시 벨은 이를 다이빙 캐치한 뒤 1루를 찍으며 아웃을 잡았다.
이때 3루 주자 보하르츠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2루 주자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3루를 지나 과감하게 홈까지 내달린 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득점했다.
땅볼 1개로 베이스 2개를 진루해 득점을 끌어낸 김하성의 플레이에 홈 관중들은 열광했다.
현지 중계진도 "보기 드문 플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득점으로 5-6으로 추격했다.
김하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5-7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중견수 방면 2루타를 터뜨렸고, 트렌트 그리셤의 적시타 때 득점을 추가했다.
6회말 2사 1루에선 삼진으로 아웃됐고, 6-8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선 대타로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샌디에이고는 점수를 얻지 못하고 그대로 패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김하성이 3회에 펼친 주루 플레이를 소개하면서 "올스타전 투표에서 김하성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