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연합뉴스) 권훈 기자 = 홍지원(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새로운 '메이저 여왕'으로 등장했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일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친 홍지원은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마다솜, 김민별과 함께 연장전을 벌였다.
18번 홀(파4)에 벌인 첫 번째 연장전을 셋 다 파로 비긴 뒤 2차 연장전에서 홍지원은 두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떨궈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한화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홍지원은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우승 상금은 3억원.
3년 차에 통산 상금 9억6천966만원을 쌓은 홍지원은 두 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으로만 6억원의 상금을 챙겼다.
홍지원은 상금랭킹 4위(3억9천299만원)로 올라섰고 2026년까지 KLPGA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홍지원은 "남들이 다 잘 치는 쉬운 코스보다는 코스 공략이 어려운 메이저대회 코스가 더 좋다. 앞으로 남은 3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더 하고 싶다.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이 목표"라고 말했다.
드라이버 비거리 115위(224.01야드)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1위(88%)인 홍지원은 KLPGA투어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선수다.
홍지원은 "볼이 페어웨이에 있으면 더 멀어도 얼마든지 가깝게 붙일 수 있고, 위험한 곳으로 볼이 가지 않는 게 내 장점"이라면서 "굳이 거리를 늘리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날 마다솜에 3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홍지원은 9번 홀까지 2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2번 홀(파4)에서는 티샷에 짧게 떨어져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는 바람에 한꺼번에 2타를 잃었다.
홍지원은 "우승이 물 건너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홍지원은 10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때리며 다시 우승 경쟁에 복귀했다.
15번 홀(파4) 버디로 선두 마다솜에 1타차까지 따라붙은 홍지원은 16번 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 위기를 맞았다.
세 번째 샷이 짧았고, 칩샷도 짧아 1타를 잃은 홍지원은 "마다솜 언니가 티샷 OB를 내자 우승 욕심이 생기면서 마음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마다솜이 벌타를 받고도 파를 지켜내면서 홍지원의 우승 가능성은 사라지나 했지만 이어진 17번 홀(파3)에서 마다솜이 더블보기를 적어낸 덕에 홍지원은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때린 김민별이 합류한 연장전에서 홍지원의 정확한 아이언샷이 빛났다.
1차 연장에서 셋 모두 파에 그쳤고 2차 연장에서 마다솜은 티샷을 페널티 구역으로 보낸 데 이어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김민별은 두 번째 샷이 홀에서 7m가량 지나갔다.
홍지원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살짝 벗어난 러프에 떨어졌다.
147m 거리에서 친 6번 아이언으로 친 볼은 그린 앞 1m에 멈췄다.
홍지원은 "드라이버 비거리가 짧은 탓인지 롱 아이언을 잘 친다. 특히 짝수 번호 아이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1m 남짓 우승 퍼트지만 신중하게 살펴본 뒤 침착하게 성공한 홍지원은 "엄청 떨렸다"고 말했다.
2라운드부터 선두를 달린 마다솜은 막판에 이어진 실수로 첫 우승 기회를 날렸다. 마다솜은 이날 2오버파 74타를 쳤다.
4라운드 18번 홀에서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연장전에 합류한 김민별은 1차 연장에서 3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김민별은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신인 김민별과 2년 차 마다솜은 생애 최고 순위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븐파 72타를 친 박민지가 4위(9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김민솔(수성방통고2년)은 박민지와 함께 공동 4위에 합류해 아마추어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