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례적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오승환(40)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삼성은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wiz와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오승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김시현(24)을 등록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심리적으로 흔들린다고 판단해 2군에서 재정비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팀의 최고참이 경기장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것에 관한 '질책의 성격'도 있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과 면담하며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행동이었다"고 당부했다.
박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오승환은 심리적으로 추스를 필요가 있어서 2군으로 내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16일 수원 kt전에서 6-4로 앞선 8회말 구원 등판해 정준영에게 번트 안타, 박경수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김현준이 박경수 타구의 낙구 지점을 잘못 판단해 삼성으로서는 더 안타까웠다.
오승환이 다음 타자 안치영에게 희생번트를 내준 뒤 삼성 더그아웃이 움직였다.
오승환은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온 정현욱 코치에게 공을 건네지 않고, 관중석을 향해 던졌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뒤에도 글러브를 내던졌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오승환이어서 이 장면은 더 낯설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감정 표현이 '심리적인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감독은 오승환과 면담한 뒤 2군행을 지시했다.
오승환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건 5월 4일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다.
상황은 지난달과 판이하다.
오승환은 지난달 3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5이닝(5피안타 3실점)을 던졌다.
당시는 구위를 되찾는 과정으로 선발 등판한 터라 오승환은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열흘 동안 재정비하고서 5월 13일에 1군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기약이 없다.
오승환은 올 시즌 2승 2패 9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23으로 부진하다.
삼성도 최근 5연패를 당하며 9위로 처졌다.
팀 분위기를 다잡고자, 박진만 감독은 팀 내 최고참이자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강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