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상수(33·kt wiz)는 두 번째 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김상수를 영입했는데 공격까지 잘한다"며 "김상수가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라고 웃었다.
지난주 연합뉴스와 만난 김상수는 "기회를 주신 kt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상수는 올해 kt 주전 유격수로 뛰며 타율 0.288(191타수 55안타), 24타점, 25득점으로 활약했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김상수는 2018시즌 종료 뒤 처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삼성과 3년 최대 18억원에 잔류 계약을 했다.
2022시즌이 끝나고 다시 FA가 된 김상수는 '기회'를 찾아 kt에 둥지를 틀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입대해 내야에 공백이 생긴 kt는 김상수와 4년 29억원에 계약했다.
김상수는 고졸 내야수로는 이례적으로 첫 시즌부터 1군 무대를 누볐다.
2년 차인 2010년부터는 '국민 유격수'로 불리던 박진만 현 삼성 감독을 밀어내고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시간이 지나고, 김상수도 '세대교체 대상'이 됐다.
김상수는 2019년 삼성에 합류한 이학주(현 롯데 자이언츠)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박진만 감독은 2022년 8월 감독대행으로 부임하며, 김상수를 다시 유격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삼성은 2022년에 입단한 이재현을 주전 유격수로 키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김상수는 삼성이 추구하는 방향을 이해했다. 그리고 '유격수 김상수'가 필요한 팀으로 이적했다.
김상수는 "선수는 구단의 방침을 따라야 한다. 그래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억누를 수 없다"며 "이강철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신다. 주전 유격수로 돌아오면서 책임감과 자신감이 모두 커졌다"고 밝혔다.
kt가 김상수를 영입할 때 '나이'에 관한 우려가 있었다.
김상수는 "내가 가장 먼저 벗어나고 싶은 게 '김상수는 나이가 많다'는 시선이었다"며 "여전히 잘 막고, 잘 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김상수 수비 능력은 의심한 적이 없다"며 "우리 팀에서 가장 주루를 잘하는 선수도 김상수"라고 칭찬했다.
kt에는 또 다른 조력자도 있었다.
김상수는 "나보다 1년 먼저 kt에 온 박병호 선배가 '조급해하지 말라. 충분한 기회를 얻을 테니, 그 안에 보여주면 된다'고 힘을 주셨다"며 "박병호 선배는 이적 첫해인 2022년 홈런 1위(35개)에 올랐다. 그런 선배의 말이어서, 더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김상수는 전성기 시절처럼 부채꼴 모양으로 타구를 보내고 있다.
김상수의 올 시즌 안타 분포는 왼쪽 21개, 중앙 20개, 오른쪽 14개다.
그는 "예전에 타격감이 정말 좋았을 때 뒷다리에 힘이 실리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 그런 느낌을 다시 받는다"며 "뒷다리에 중심이 잡히니 밀어치는 타구의 속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kt 유격수로 연착륙한 김상수는 "내 유일한 소원이자 목표는 팀이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상수의 바람대로 5월 말과 6월 초 최하위(10위)로 처졌던 kt는 6월 들어 10승 5패(승률 0.667)를 거두며 반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