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일 동안 자리를 비운 추신수(40·SSG 랜더스)가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뒤에는 꼭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지난 16일 1군으로 돌아온 추신수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16∼18일)에 모두 1번 타자로 출전해 9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5득점으로 활약했다.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공 2개도 얻어 3경기 출루율이 무려 0.714(14타석 10차례 출루)다.
추신수는 "2군에 내려가기 전보다 훨씬 편한 상태"라며 "(발목 통증을) 의식하지 않고 야구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추신수는 "오른쪽 발목 통증 탓에 스윙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 주루는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다"며 "냉정하게 나를 볼 때, 지금은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며칠 동안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감독님 등 코칭스태프에게 2군에서 재정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의 뜻을 받아들였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 추신수의 타율은 0.202였다. 출루율은 0.349로 준수했지만, 추신수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추신수는 발목 치료에 전념한 뒤 통증이 줄어들자 퓨처스(2군)팀 후배들과 함께 훈련했다.
추신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올린 타자다.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고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2005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이후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를 누비며 1천652경기, 타율 0.275(6천87타수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누구하고 비교하기 어려운 화려한 이력서다.
이 정도 이력을 갖춘 베테랑이 2군행을 자청하는 건 무척 이례적이다.
추신수는 "미국에 있을 때 마이너리그 생활을 오래 했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을 때도 개인 성적이 떨어지면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KBO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가 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선수가 그 자리에 서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추신수가 건강을 되찾으면서 SSG 전력은 상승했다.
추신수는 16일과 17일에는 지명타자로 출전했지만, 18일에는 우익수로 뛰었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가 외야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추신수가 자리를 비운 동안 8승 7패로 주춤했던 SSG는 롯데와의 주말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복귀전을 앞둔 16일 추신수는 후배들에게 "좋을 때 했던 것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잘되지 않을수록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어떻게 해왔고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되돌아보자"며 "팀도 개인도 좋을 때와 안 좋을 때가 있다. 무너지지 말고 다시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SSG는 '클럽하우스 리더'도 다시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