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불펜 투수의 가치를 따질 땐 평균자책점만큼이나 '승계주자 실점률'이라는 지표도 중요하다.
누상을 비워놓고 경기를 시작하는 선발 투수와 달리 구원 투수는 앞선 투수들이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원 투수 입장에선 승계주자가 득점해도 평균자책점이 오르진 않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선 최대한 실점을 막아야 한다.
승계주자 실점률은 '어려움에 빠진 이를 구한다'는 구원의 사전적인 의미를 잘 반영하는 지표인 셈이다.
NC가 선발 에릭 페디, 구창모의 부상 이탈에도 6월 월간 성적 1위(11승 3패 1무)로 단독 3위에 오른 저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NC 구원진의 이번 달 승계주자 실점률은 25.0%(28명 중 7명)를 기록했다.
NC 구원 투수가 등판한 시점에 누상에 있던 상대 팀 주자 4명 중 3명은 홈 플레이트를 밟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로 NC만이 유일하게 20%대를 찍었다. 2위 키움 히어로즈(30.43%), 그리고 전체 평균(36.94%)과 차이가 크다.
이달 들어 선발진의 위력이 크게 약화한 터라 NC로선 불펜의 활약이 여간 반갑지 않을 수 없다.
NC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개막 후 두 달 동안 리그 1위(3.25)를 달렸으나 6월 15경기 동안에는 7위(5.04)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불펜진의 든든한 지원 사격과 타선의 공격력에 힘입어 도합 7승을 거뒀다.
NC 불펜의 6월 평균자책점은 리그 2위(3.12)를 기록한 가운데 한화 이글스에 이어 가장 많은 이닝 수(15경기 66⅓이닝)를 소화했다.
선수별로 살펴보면 오른손 류진욱·김시훈·조민석, 왼손 김영규의 활약이 돋보인다.
류진욱은 6월 9경기에서 8이닝을 던져 3홀드를 올리는 동안 자책점은 물론 실점이 하나도 없었다.
김영규는 10⅓이닝 1실점 3홀드를 찍었다. 김시훈(6⅔이닝 1실점)은 1승 1홀드 2세이브, 조민석(6이닝 2실점)은 1승 1홀드를 챙겼다.
지난달 중순까지 9홀드로 활약했던 우완 김진호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십시일반 잘 메우고 있다.
페디와 구창모가 계획대로 이달 말과 다음 달께 정상 복귀한다면 NC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