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올해도 최하위(10위)에 머무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도 희망이 자란다.
한화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고, 여전히 1군 무대를 지키고 있는 문현빈(19)은 구단과 팬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유망주다.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문현빈은 "지금 내 목표는 다치지 않고 시즌 끝까지 1군에 있는 것"이라며 "점점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문현빈은 지난주 한화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였다. 지난주 KBO리그 홈런 1위(3개)도 문현빈이었다.
문현빈은 14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프로 첫 홈런을 신고하더니, 15일 롯데전에 이어 1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홈런을 쳤다.
그는 "나는 잘 쳤을 때, 그때 기분을 빨리 잊으려고 한다"며 "고교 시절에도 좋은 타구를 보냈을 때 오히려 더 욕심을 내서 다음 타석에서 아쉬운 결과가 나오곤 했다. 지금도 지난주 결과는 떠올리지 않는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그래도 축하 인사를 받을 때는 뿌듯하다.
문현빈은 "부모님께서 많이 좋아하셨다. 야구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문현빈은 20일까지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175타수 46안타), 3홈런, 23타점을 올렸다. 도루는 5번 시도해 4차례 성공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현빈은 체격(키 174㎝·몸무게 82㎏)에 비해 힘이 있는 타자"라며 "나이를 감안하면 아주 훌륭하게 1군 무대에 연착륙했다"고 호평했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문현빈을 지명한 한화 구단도 "문현빈은 공·수·주 모두 재능이 있다"며 "힘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현빈은 "지난주에는 빠른 타구를 많이 만들었다. 타구 속력을 높이고, 발사각이 적절하게 나오면 타구가 멀리 간다"며 "장타를 의식하기보다는 타구 속도를 높이고자 노력 중이다. 올해는 타구 속력이 시속 176㎞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문현빈도 누구나 겪는 성장통을 앓았다.
4월에는 타율이 0.218에 그쳤다.
문현빈은 "경기를 치르면서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것 같다. 시즌 초에는 결과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에 안타를 쳐야 타율이 오르는데'라고 걱정만 했다"며 "지금은 결과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윙한다. 타율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현빈의 5월 타율은 0.263이었고, 6월에는 0.302를 찍고 있다.
아직은 '주변'을 둘러볼 여유는 없어서 20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는 최형우(KIA)가 개인 통산 1천500타점을 달성한 타구를 외야 관중석에 던지는 실수도 했다.
당시 최형우는 4회 1사 1루에서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쳤다. 공은 담을 넘어간 뒤, 외야 관중석 잔디를 맞고 다시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중견수로 출전한 문현빈은 공을 잡아, 관중에게 던졌다. 평소라면 좋은 팬서비스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한화 구단이 해당 팬에게 공을 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팬은 공을 직접 소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해프닝도 경기에 출전할 때 발생한다.
문현빈은 하루하루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그는 "장타가 필요할 때 장타를 치고, 기회를 이어줘야 할 때는 콘택트에 집중하는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타자'가 되겠다"고 했다.
문현빈은 점점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타자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