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BO리그 6월 '볼넷 1위'는 이진영(25·한화 이글스)이다.
최원호(50) 한화 감독이 최근 10경기에서 9차례나 이진영을 1번 타순에 배치한 이유다.
이진영은 6월 18경기에서 볼넷을 18개나 얻었다. 이 부문 2위 홍창기(볼넷 14개·LG 트윈스)보다 4개나 많다.
6월 출루율은 0.448로 전체 5위를 달린다.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진영은 "지난해에는 유인구에 자꾸 스윙했다. 작년을 돌아보며 '그 타석에서 공 하나, 두 개만 참았으면 출루할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했다"며 "올해는 타격 훈련을 할 때도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은 치지 않으려고 한다. 전력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시뮬레이션 훈련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0경기 240타석에서 볼넷이 17개뿐이었던 이진영은 올해 21일까지 43경기 138타석에서 볼넷 26개를 얻었다. 출루율도 지난해 0.254에서 올해 0.382로 크게 올랐다.
21일에도 이진영은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진영은 "1군에서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1번 타자로 나서니까 타석에 설 기회가 더 많아졌다. 더 재밌고, 즐겁다"고 밝혔다.
올해 한화 개막 엔트리(4월 1일)에 이진영의 이름은 없었다.
4월 27일 1군으로 올라온 이진영은 점점 출전 기회를 늘리더니, 이달 10일 LG 트윈스전부터는 1번 자리를 꿰찼다.
최원호 감독은 최근 '출루율이 높은' 이진영 뒤에 힘을 갖춘 김인환, 노시환, 채은성을 2∼4번에 배치한다.
부상 우려 때문에 도루는 자제하고 있지만 주력은 갖춘 이진영은 후속 타자를 응시하며 늘 달릴 준비를 한다.
21일 KIA전 3-3으로 맞선 5회말에도 선두타자 이진영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김인환이 우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이진영은 전력으로 홈까지 내달렸다. 송구가 홈플레이트에 먼저 도달했지만, 이진영이 몸을 비틀며 포수의 태그를 피해 득점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한화 7-4 승리)의 결승점이었다.
이진영은 "내 뒤에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들어오니 항상 달릴 준비를 한다. 2번 김인환 선배는 초구 공략을 좋아해서 처음부터 준비한다"며 "(21일 5회에는) 상대 수비를 볼 틈도 없었다. 그냥 앞만 보고 전력으로 뛰었고, 다행히 태그되지 않아서 세이프라고 확신했다"고 떠올렸다.
최원호 감독과 한화 동료들은 이진영의 적극적이고 재치 있는 주루에 박수를 보냈다.
이진영은 새 외국인 타자 영입으로 더 뜨거워질 한화 주전 외야수 경쟁도 기꺼이 즐길 생각이다.
좌투좌타 외야수인 닉 윌리엄스는 22일 오후에 입국해 24일 팀 훈련에 합류하고, 다음 주부터는 1군에서 뛸 전망이다.
이진영은 "이 자리를 쉽게 내주고 싶지 않다"며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