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연합뉴스) 권훈 기자 = 박상현(40)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우승 경험을 지녔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11차례, 일본 투어에서 2차례 우승했고, KPGA 코리안투어에서 통산 상금 1위(46억8천693만원)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월 40세 생일을 맞았지만 KPGA 코리안투어에서 경쟁력은 여전하다.
지난해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했던 그는 올해는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평균타수 1위(70.07타), 라운드 당 평균 버디 1위(4.26개)가 말해주듯 경기력은 최정상급이다.
이런 박상현의 올해 목표는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이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메이저급 대회로 꼽는 GS 칼텍스 매경오픈, 신한동해오픈, SK텔레콤 오픈을 한 번 이상 제패했지만,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한국오픈을 이루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다.
코오롱 한국오픈이 열리는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은 한국 최초의 토너먼트 코스로 명성이 높다.
긴 전장(7천326야드)에 전략적 공략이 요긴한 레이아웃과 대회 때마다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무장한다.
티샷을 멀리 치지는 못하지만, 샷이 정확하고 다음 샷을 염두에 두는 포지션 플레이에 능한 박상현에게는 딱 입맛에 맞는다.
박상현은 22일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5회 코오롱 한국오픈(총상금 14억원)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쳤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상현은 12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뽑아냈지만 16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65㎜, 더 벗어나면 100㎜가 넘는 러프가 버틴 코스에서 티샷을 놓쳤더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박상현은 돌아봤다.
박상현은 "러프에 한 번 들어가니 도저히 헤어나기 힘들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상현은 1번 홀(파4), 4번 홀(파3)에서도 1타씩을 잃어 3오버파로 하위권으로 밀리는 듯했다.
박상현의 저력은 6번 홀(파4)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티샷이 크게 밀려 깊은 러프에 떨어졌다. 공을 간신히 찾을 만큼 깊은 러프에서 박상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그린과 반대 방향으로 공을 쳤다.
박상현은 "그린 쪽으로 쳤다가 충분한 거리를 내지 못하면 더 깊은 러프에 빠질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가 샌드웨지로 풀스윙한 볼은 겨우 10m를 날아갔다. 그러나 박상현의 계산대로 볼은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박상현은 80m 거리에서 홀 3m 옆에 볼을 떨궈 파를 지켰다.
타수를 더 잃었다면 만회하기 힘들었을 위기를 막아낸 박상현은 8번(파5), 9번 홀(파4) 연속 버디로 1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5언더파를 친 선두 한승수(미국)에 6타 뒤진 공동 31위에 자리한 박상현은 "첫날 1오버파면 얼마든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스코어"라고 말했다.
"이 코스는 매홀, 매 샷이 극한의 테스트라서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박상현은 "아마 4라운드 합계 4언더파 정도면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은 "이곳에서는 티샷과 그린에 볼을 올리는 아이언샷, 그리고 퍼트 등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우승할 수 있다"면서 "그래도 일단은 러프를 피해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