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 황금기를 만든 언론인" 연병해 배구협회 고문 별세

뉴스포럼

"한국배구 황금기를 만든 언론인" 연병해 배구협회 고문 별세

빅스포츠 0 212 2023.06.25 00:20
[유족 제공]

[유족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이나 1970년대 실업팀 창단 붐은 고문님 힘이 컸죠."(조용구 대한배구협회 사무처장)

배구인이 아니면서도 1970년대 한국 배구 황금기를 이끌어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연병해(延炳海) 대한배구협회 고문(전 서울신문 상무)이 24일 오전 5시27분께 국립의료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만 88세.

황해도 신막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 고려대를 나온 뒤 1956년부터 뉴스통신사, 신문사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언론사에 체육부(스포츠부)가 따로 없던 시절 사회부 기자로 일하던 도중에 체육기자를 하라는 지시를 받고 스포츠 분야를 취재하기 시작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서울신문 체육부장을 맡고 있을 때인 1975년 배구인과 비배구인 간 갈등을 중재할 적격자라는 이유로 배구협회 기획이사를 맡은 걸 계기로 배구 행정에 관여했다. 이낙선(1927∼1989) 당시 대한배구협회장과 장기영(1903∼1981) 한국일보 회장(IOC 위원)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다. 장 회장에게 부탁해서 여러 기업에서 훈련비를 모았고, 이 돈으로 몬트리올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의 동메달을 이끌어냈다. 몬트리올올림픽 직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현대건설 여자배구팀 창단을 이끌어내는 등 1970년대 실업 배구팀 창단 붐을 이끌어냈다.

총무이사, 전무이사를 거쳐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8년 동안 회장 3명을 보좌했다. 이낙선 회장의 후임인 박경원 배구협회장 때는 박종규 대한체육회장이 나서서 서울신문 사장에 협조 요청 전화를 했을 정도였다. 조석래 회장 때에는 고인이 부회장을 맡아 배구회관 건립기금 조성에 앞장섰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에도 최근까지 국제경기는 물론 지방 경기까지 찾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한배구협회가 발간한 '한국배구 100년사(1916∼2016)' 편찬 책임을 맡았다.

30년 이상 고인을 옆에서 지켜본 조용구 배구협회 사무처장은 "시대 변화를 예리하게 읽으면서도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배구 발전을 위해 조언하려고 한 분이었다"며 "조만간 열릴 대회에 모시려고 22일에 통화를 했고, 23일에는 회장님도 통화를 하셨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실 줄이야…"라고 안타까워했다.

유족은 부인 오숙자씨와 사이에 2남으로 연동희(삼성SDI 연구원)·연남희(HMM 태국법인장)씨와 며느리 한혜진·옹지숙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27일 오전 8시. ☎ 02-3410-3151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6622 여자축구 이영주 "단순히 많이 뛰기 아냐…밀도 있는 축구할 것" 축구 2023.06.26 525
6621 세인트루이스, 런던시리즈 2차전 승리…컵스와 1승 1패 야구 2023.06.26 709
6620 고양시 유소년 축구교실 지도자 부정 채용 의혹 축구 2023.06.26 517
6619 한국, 태국 꺾고 U-17 아시안컵 4강행 '2회 연속 월드컵 티켓' 축구 2023.06.26 522
6618 효성,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 6·25 참전유공자 초청 야구 2023.06.26 638
6617 브래들리,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우승…임성재 29위 골프 2023.06.26 271
6616 양용은, PGA 챔피언스투어 시즌 네 번째 톱10 골프 2023.06.26 253
6615 한국, U-19 남자농구 월드컵서 튀르키예에 15점차 패배 농구&배구 2023.06.26 219
6614 원주 법천리 일원에 27홀 규모 골프장 조성…2026년 운영 목표 골프 2023.06.26 274
6613 [프로야구전망대] '0.5게임 차' 1위 SSG와 2위 LG, 인천에서 맞대결 야구 2023.06.26 683
6612 '마수걸이 골' 이정협 "그동안 팀에 도움 되지 못해 미안했다" 축구 2023.06.26 513
6611 [영상]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사생활 폭로' 글에 "법적 대응" 축구 2023.06.26 521
6610 강원 양현준 "유럽 진출은 모든 선수의 꿈…지금은 강원에 집중" 축구 2023.06.26 523
6609 변성환 감독 "U-17 월드컵 진출, 매우 행복…선수들 잘해줬다" 축구 2023.06.26 532
6608 '데뷔전 무승부' 윤정환 감독 "적극성 좋아져…이승원 잘했다" 축구 2023.06.26 542
리그별 팀순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