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때 국내 프로 스포츠를 쥐락펴락했던 삼성이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에서 전 종목 최하위라는 믿기지 않는 현실에 마주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2로 패해 최하위인 10위로 밀려났다.
최근 9경기 1승 8패로 부진한 삼성은 26승 39패를 기록해 9위 자리를 한화 이글스(25승 37패 4무)에 내주고 꼴찌 자리를 물려받았다.
삼성이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 최하위가 된 것은 2018년 5월 14일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삼성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2승 3무 13패, 승점 9로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11위 강원FC가 2승 6무 10패, 승점 12를 기록해 수원에 승점 3을 앞서 있다.
K리그1에서는 최하위인 12위를 할 경우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된다.
수원은 올해 개막 이후 7경기에서 2무 5패에 그치자 4월 중순 이병근 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5월 초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으나 최하위 탈출은 아직 요원하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도 11승 11무 16패, 승점 44로 10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끝에 가까스로 1부에 잔류했다.
올봄에 2022-2023시즌이 끝난 농구와 배구에서도 삼성은 나란히 최하위에 그쳤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은 14승 40패로 두 시즌 연속 최하위 수모를 당했다. 연세대 사령탑이던 은희석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을 별렀지만 9위 대구 한국가스공사(18승 36패)에도 4경기나 뒤진 압도적인 꼴찌였다.
2021-2022시즌 9승 45패에 비해 5승을 더 한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프로배구 삼성화재 역시 11승 25패, 승점 36으로 7개 구단 중 꼴찌인 7위로 시즌을 마쳤다.
6위 KB손해보험(15승 21패·승점 42)과는 승점 6, 승수는 4승 차이가 났다.
배구 역시 김상우 감독이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새로 선임됐으나 순위는 2021-2022시즌 6위에서 7위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농구와 배구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부진하다.
농구 삼성은 최근 6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고, 최근 5년 사이에 꼴찌를 세 번이나 했다.
배구 삼성화재는 최근 세 시즌 성적이 7위, 6위, 7위로 계속 바닥을 헤맸다.
삼성 프로 스포츠단은 제일기획에서 관리하고 있다.
2014년 4월 축구를 시작으로 그해 8월 남녀 농구, 2015년 6월 배구, 2016년 1월 야구 순으로 제일기획 산하로 들어갔다.
주위에서는 제일기획이 관리하며 투자가 줄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일기획은 이런 지적이 나올 때마다 "구단 운영비에 차이가 없고, 합리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삼성은 2015년에는 테니스, 럭비팀을 해체한 바 있다.
프로팀 가운데서는 여자농구(용인 삼성생명)가 2022-2023시즌 6개 팀 가운데 3위(16승 14패)에 올라 유일하게 체면치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