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t wiz 이적 첫해인 지난 시즌 홈런 35개를 쏘아 올리며 홈런왕 자리에 화려하게 복귀했던 박병호의 홈런포가 잠잠하다.
이번 시즌 발목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던 박병호는 이번 시즌 57경기에서 6개의 홈런만을 때렸다.
게다가 이달 들어 타격 부진까지 찾아오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그는 오랜만에 안타 3개를 몰아치며 타격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박병호는 2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1타점을 수확하고 볼넷도 1개 골랐다.
박병호가 이번 시즌 한 경기에서 4번 출루에 성공한 건 지난달 21일 두산 베어스전(3타수 3안타 1볼넷) 이후 처음이다.
팀의 4-2 승리를 견인한 박병호는 경기 후 "감이 올라오는 건 잘 모르겠다. 사실 어제도 굉장히 오랜만에 안타가 나왔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박병호는 15일 SSG 랜더스전부터 20일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다가 21일 롯데전에서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침묵을 깼다.
박병호는 이틀 동안 7번이나 출루에 성공했지만, 팀이 기대하는 장타는 아직 잠잠하다.
박병호는 지난 14일 SSG전에서 시즌 6호 홈런포를 가동한 뒤 6경기 연속 장타 손맛을 보지 못하다가 이날 3회 2루타로 장타 해갈에 성공했다.
그는 "이제 장타가 나와야 한다"면서 "이유는 저도 모르겠지만, 장타가 안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많이 노력하고 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하루빨리 좋은 감을 찾아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슬럼프를 겪는 타자들은 감각을 되찾는 계기가 되는 경기가 하나씩 있다고 말한다.
박병호는 "올해는 아직 딱 됐다 싶은 생각은 안 든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면서 "장타가 나와야 한 점 낼 게 2점, 3점이 된다. 힘 있는 타자에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스스로 채찍질했다.
6월에 자신은 잠잠해도, 팀이 순항하는 덕분에 박병호는 마음의 짐을 덜었다.
줄부상에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처졌던 kt는 6월 들어 13승 5패의 상승세로 중위권 순위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박병호는 "내가 안 맞아도 다른 선수가 굉장히 잘해줘서 요즘 많이 이겼다. 지금은 팀에 필요한 게 승리다. 제 역할은 하지 못했어도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서 그나마 버틴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