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현역 시절 '헤라클래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심정수(48)는 KBO리그에서 뛴 15시즌 통산 328홈런을 남긴 강타자다.
한창 심정수가 한국에서 '괴력의 사나이'로 이름 날리던 2002년 태어난 둘째 아들 심종현(미국명 케빈 심)은 미국에서 대를 이어 괴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3일(한국시간) '드래프트 콤바인에서 외력을 보여준 헤라클래스의 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뛰는 심종현의 활약상을 전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진행 중인 MLB 드래프트 콤바인은 이듬해 MLB 드래프트 대상자인 유망주가 한곳에 모여 3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펼치는 일종의 '쇼케이스' 무대다.
MLB닷컴은 심종현이 드래프트 콤바인 첫날인 22일 라이브 배팅에서 평균 타구 속도 시속 101.5마일(약 163㎞)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또한 하드 히트(타구 속도 시속 95마일 이상) 15개, 스위트 스폿(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 16개, 비거리 400피트(약 122m) 이상 타구 4개로 모두 1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 주립대에 재학 중인 심종현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장타력이 일품인 타자로,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하는 장타 유망주다.
심종현은 대학 야구 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타율 0.295와 홈런 25개, 97타점을 쓸어 담았다.
심종현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제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함께 하셨다"면서 "아버지로부터 배우고 함께 운동할 수 있었다.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은 난 행운아"라고 말했다.
심정수는 현역 시절 외국인 선수들과 친분이 깊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 학원에 다닌 '학구파' 선수였던 터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MLB닷컴은 "1990년대에 새벽 3시에 일어나 MLB 생중계를 챙겨보고, 켄 그리피 주니어와 마크 맥과이어, 배리 본즈를 좋아했다"는 심정수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심정수는 2008년을 끝으로 KBO리그에서 은퇴해 빅리거의 꿈은 이루지 못했어도, 2009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뒤 아들들을 위해 '베이스볼 대디'의 삶을 살고 있다.
심정수의 첫째 아들 심종원은 2020년 KBO 신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가 지명을 받지 못하자 독립 리그 연천 미라클에서 잠시 뛰었다.
그리고 고교 시절부터 미국에서 유망주로 거론됐던 심종현은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가 올해 열리는 MLB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 지명 후보로 거론된다.
심정수는 "미국에서 야구선수로 뛰는 환경이 무척 마음에 든다. 아들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많이 배웠다. 야구선수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미래의 빅리거' 아들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