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준비된 '백업'(주전선수를 뒷받침하는 후보 선수) 손호영(LG 트윈스)이 1군에 오자마자 존재감을 확실하게 뽐냈다.
손호영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벌인 홈 경기에 9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쳤다.
안타 1개가 경기를 좌우한 선제 결승 3점포였다. 0-0인 2회 2사 1, 3루에서 롯데 선발 찰리 반즈가 던진 초구 체인지업을 냅다 돌려 왼쪽 담 밖으로 보냈다.
손호영은 LG가 올해 치른 정규리그 70번째 경기에서야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1군 투수가 던진 첫 공을 홈런으로 연결했다.
손호영의 벼락같은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LG는 롯데를 9-1로 완파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염경엽 감독의 신뢰를 얻은 손호영은 그러나 시범경기 도중 허벅지 근육통을 호소해 이후 두 달 넘게 재활에 들어갔다. 재활 치료를 마치고 최근 퓨처스(2군)리그 4경기에 출전해 감각을 끌어올린 뒤 이날 1군에 올라왔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염경엽 LG 감독은 멀티 내야수 손호영의 빠른 1군 합류를 바랐다. 손호영이 선발 출전한 이날에는 붙박이 유격수 오지환이 쉬었고, 앞으로 김민성(2루수), 문보경(3루수)도 돌아가며 쉴 수 있게 됐다.
손호영은 "홈런이 안 될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반즈의) 실투였다"며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홈런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안타가 더 나왔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나머지 타석에서 아쉬움도 잊지 않았다.
손호영이 1군에서 홈런을 친 건 지난해 6월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이래 368일 만이다.
고대했던 1군행이었고 첫 타석에서 홈런도 쳤으니 의욕이 넘칠 만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고 들어오자 염 감독은 손호영에게 "스윙이 너무 크다"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조언했고, 손호영은 이후 두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나되 삼진으로 돌아서진 않았다.
손호영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감독님이 오지환 선배의 백업이라고 제게 확실한 보직을 주셨다"며 "그래서 유격수 수비 연습을 더 많이 했지만, 앞으로 2루수, 3루수 백업으로도 나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목표는 백업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팀 사정에 맞게 주전들을 뒷받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손호영이 2회초 1사 2, 3루 위기에서 좋은 수비(유강남의 파울플라이 아웃)를 하고 2회말에는 3점 홈런을 쳐 분위기를 가져왔다"며 승인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