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AS 로마(이탈리아)가 한국 투어 주최 측과 '불협화음'이 생기면서 방한 여부도 안개에 싸이는 모양새다.
이탈리아 스포츠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24일(한국시간) "로마는 7월 말 예정된 한국 투어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주최 측이 약속된 선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며칠 내 '미지급된 돈'이 들어온다면 다시 한국행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로마를 비롯해 스코틀랜드 축구 명가 셀틱,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프턴(잉글랜드)은 7월 말 방한해 친선 경기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7월 29일 울버햄프턴과, 8월 1일에는 K리그의 인천 유나이티드와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맞붙기로 했다.
로마는 이보다 앞서 7월 26일 싱가포르에서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잉글랜드)과 친선경기를 치른 후 한국으로 넘어오는 일정을 계획했다.
이 매체는 전날에도 로마의 마이클 웬들 커머셜 디렉터가 주최 측에 선금을 받기로 했는데, 그 돈이 들어오지 않아 일정 철회를 고민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싱가포르-한국으로 이어지는 투어가 아시아에서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구단으로서는 당장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해설했다.
이와 관련, 프로모터 언터처블 스포츠 그룹·스타디움 엑스 측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월 중순까지 선금, 6월 말까지 중도금을 줘서 전체 금액의 70%를 지급하는 게 합의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폴리·마요르카의 친선전을 준비하다가 5월분 지급에 차질이 생겼다"면서도 "6월까지 전체 금액의 70%를 주는 데는 문제가 없는데 로마가 갑자기 23일까지 100%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울버햄프턴·셀틱 측과 관계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다른 팀도 30%는 경기 후 받기로 했다"며 "로마는 5월에 한국 투어 실사까지 마쳤다. 비협조적 자세를 고수한다면 로마를 뺀 일정을 짜는 등 대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로마가 이같이 입장을 바꾼 데는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이탈리아)의 아우렐리오 데라우렌티스 회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도 돈을 받지 못했다"며 "데라우렌티스 회장이 로마에 연락해 투어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 두회사가 추진한 나폴리와 마요르카(스페인)의 내한 친선 경기도 대한축구협회의 승인을 얻지 못해 최종 불발됐다.
이달 8,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두 팀의 친선전 2경기를 준비해왔지만, 이 중 2차전(6월 10일)은 같은 날 K리그 6경기가 예정된 터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반대해 지난달 19일에 먼저 무산됐다.
이어 축구협회는 두 회사에 1차전만 진행할 뜻이 있는지 확인해 답변해달라고 요청하며 해외팀의 방한 경기와 같은 큰 행사를 기획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지 증명해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수십억 원 상당의 예치금을 맡기든지, 1차전 예상 수익의 10%가량인 8억원과 함께 선수단의 '노쇼' 등 예상치 못한 일에 대비해 금전적 보상 방법과 관련한 특약서를 내라고 했는데, 주최 측이 관련 서류를 구비하지 못했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