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연합뉴스) 권훈 기자 = 제65회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 대회가 열리는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은 페어웨이가 극단적으로 좁다.
파 4홀은 10∼15m에 불과하고 좀 널찍하다는 파 5홀도 25m를 넘지 않는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짧아도 65㎜, 길면 200㎜ 깊이의 러프에서 다음 샷을 쳐야 한다.
페어웨이를 조금 벗어나면 그나마 그린 근처까지는 볼을 보낼 수 있지만 버디를 잡을 기회는 아예 없다. 파세이브가 최상의 결과다.
페어웨이에 볼을 떨구면 그래도 버디 기회가 온다.
23일 열린 2라운드에서 문경준은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3오버파 76타를 적어내며 공동 69위로 밀려 컷 탈락 위기에 몰렸던 문경준은 중간 합계 1언더파 141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
4언더파는 오전에 경기를 마친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스코어.
문경준은 "어제와 달리 티샷이 페어웨이에 자주 들어가서 편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문경준은 이날 파 4홀과 파 5홀 14곳에서 티샷을 7번이나 페어웨이에 떨궜다.
버디 5개는 모두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군 홀에서 잡았다.
76타를 친 1라운드 때 그는 티샷을 4번 페어웨이에 떨궜다. 전날보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2배가량 높아졌다는 뜻이다.
문경준이 이날 5번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우드로 티샷을 때렸는데 네 번 페어웨이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비거리도 중요하지만, 페어웨이에 볼을 떨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문경준은 "우드를 잡는다고 페어웨이 적중률이 높아진다는 보장은 없다"며 웃었다.
그는 1라운드 때 2라운드와 똑같이 5개 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다.
문경준은 "어제는 바람이 강했던데다 내 샷도 별로였다"면서 "오늘은 바람도 없었고 샷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1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문경준은 그러나 이날 4언더파에 기쁜 마음보다는 남은 이틀 동안 난코스와 씨름할 생각에 걱정이 더 앞선다고 밝혔다.
"잠시도 방심하면 안 되는 코스"라는 문경준은 "하지만 참고 견뎌야 우승이라는 달콤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투지를 다잡았다.
2015년 GS 칼텍스 매경오픈에 이어 2021년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등 2차례 우승한 문경준은 우승 상금 5억원에 디오픈 출전권이 걸린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 욕심을 온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우승)하면 최고죠"라는 문경준은 "참고 견디는 건 경험이 많은 만큼 잘한다"고 자신감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