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저 선수가 누구죠? 우리 선수는 아닌 것 같은데."
이강철 kt wiz 감독은 4일 서울 잠실구장 원정팀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외야에서 러닝 훈련을 하는 한 선수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kt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우천 취소됐고, 홈 팀 LG 선수들은 일찌감치 훈련을 마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는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하늘에선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선수는 비를 맞으며 뛰고 또 뛰었다.
이강철 감독은 "지금 훈련할 환경은 아닌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감독이 지켜보던 선수는 이날 LG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우완 투수 임찬규였다.
임찬규는 이날 등판 준비를 하다가 취소 결정이 나자 홀로 비를 맞으며 러닝 훈련과 스트레칭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보통 선발 투수들은 선발 등판 일정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등판이 무산되면 가볍게 스트레칭하며 쿨다운(진정) 과정을 밟는다.
따로 훈련하지 않는 선수들도 많다. 선수마다 본인에게 맞는 루틴을 따르며 몸 관리를 한다.
다만 비를 맞으면서까지 훈련 루틴을 지키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성실하게 훈련하는 임찬규를 보며 이강철 감독이 혀를 내두른 이유다.
이강철 감독은 "임찬규는 참 좋은 선수"라며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고, 항상 열심히 하는 투수다. 다른 팀 투수지만 참 보기 좋다"고 격려했다.
LG는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kt전에 임찬규를 그대로 선발 예고했다.
kt 역시 웨스 벤자민을 그대로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