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앞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케이시 유진 페어가 3일 오전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팀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2023.7.3 [email protected]
(파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케이시 유진 페어(PDA)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콜린 벨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이로써 한국 축구사상 여자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든 최초의 혼혈 선수가 탄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23인을 발표하면서 페어의 이름을 포함했다.
2007년생 페어는 미국 명문 유소년 팀 PDA에서 뛰는 선수로, 동 연령대 선수들보다 우위인 체격조건을 살린 저돌적 돌파가 강점으로 꼽힌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페어는 복수국적자다. 지난해 15세 이하(U-15) 대표팀 소집 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미국에서도 한 촉망받는 자원이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직 어떤 성인 대표팀 소속으로도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 출전한 적이 없어 FIFA 규정상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파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호주·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나설 콜린 벨호의 케이시 유진 페어(왼쪽)가 지난달 26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팅센터(NFC)에서 진행된 팀훈련에서 전력으로 질주하고 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은 우리나라 축구 사상 처음으로 여자 대표팀에 승선한 혼혈 선수다. 2023.6.26 [email protected]
페어는 이미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 4월에는 16세 이하(U-16) 대표팀 소속으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 1차 예선에 출전해 2경기에서 5골을 몰아쳤다.
한국 축구사상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서는 두 번째 혼혈 선수가 됐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장대일이 1998 프랑스 남자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차범근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장대일은 본선 경기에서는 뛰지 못한 터라, 페어가 1분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으면 월드컵 무대를 누빈 역대 최초 사례로 한국 축구사에 이름을 남긴다.
페어는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와 인터뷰에서 6세부터 선수로 꿈을 키웠고, 10세 때 남자 유소년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고 했다.
아버지가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던 중 어머니를 만나 결혼했다는 페어는 "목표는 언젠가 대한민국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가 돼 동료들과 FIFA 여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가 포함된 31인의 2023 여자 월드컵 대비 대표팀 최종 소집 훈련 명단을 지난달 10일 발표했다.
사진은 케이시 유진 페어의 경기 모습. 2023.6.10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이 목표의 첫 번째 단계인 태극마크와 월드컵행이 현실이 됐다.
페어는 세계 최고 골잡이로 꼽히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의 결정력을 닮고 싶다고 했다.
U-20 대표팀을 건너뛰는 '월반'을 이룬 페어가 벨 감독의 눈에 들어 출전 시간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FIFA 랭킹 1위로 여자축구 세계 최강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지만, 벨 감독은 체력과 피지컬에 대한 기준이 높다.
지난주까지 오전, 오후 한 차례씩 매일 2회 훈련을 진행해 체력적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지옥 훈련'을 선수들에게 선사했을 정도다.
강도 높은 압박을 요구하는 벨 감독의 성향상 전방부터 상대 빌드업 작업을 방해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는 손화연, 최유리, 강채림(이상 인천 현대제철) 등이 앞선 평가전에서 중용됐다.
페어는 이 선배 공격수들을 제쳐야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페어를 이번 훈련에 부르면서 "능력만 보여준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한 벨 감독은 훈련 첫날인 지난달 18일 "어린 선수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면 월드컵 명단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