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신시내티 레즈의 떠오르는 별 엘리 데 라 크루스(21)가 한 이닝에 2루, 3루, 홈을 거푸 훔치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데 라 크루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방문 경기에 4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5-5로 맞선 7회 2사 3루에서 균형을 깨는 좌전 적시타를 쳤다.
이후 좀처럼 보기 드문 폭주 행진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데 라 크루스는 후속 타자의 볼 카운트 1-1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진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데 라 크루스는 냅다 뛰어 3루에 안착했다. 볼을 잡은 밀워키 포수가 송구할 생각조차 못 했다.
압권은 다음 장면이었다.
밀워키 투수 엘비스 페게로가 마운드에서 포수 앞쪽으로 다가와 포수에게서 공을 건네받은 뒤 등을 보이며 천천히 마운드로 이동하는 사이 데 라 크루스는 슬금슬금 기회를 엿보다가 홈으로 전력 질주했다.
뒤늦게 페게로가 홈에 공을 던졌지만, 이미 데 라 크루스가 홈을 찍은 뒤였다.
동점에서 방망이와 발로 타점과 득점을 차례로 올린 데 라 크루스 덕분에 신시내티는 8-5로 이겼다.
ESPN은 데 라 크루스가 1919년 이래 한 이닝에 2루, 3루, 홈을 모두 훔친 첫 신시내티 선수라고 전했다.
MLB닷컴은 구단과 경기 수의 증가로 확장 시대의 기준이 된 1961년 이래 데 라 크루스가 후속 타자의 한 타석에서 도루 3개를 기록한 두 번째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 부문 개척자는 1969년의 로드 커루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투 양손 타자인 데 라 크루스는 올해 6월 7일 빅리그에 데뷔했으며 타율 0.328, 홈런 4개, 16타점에 16도루를 올리며 소속팀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