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25)은 6년 전만 해도 NC 다이노스의 우완 투수였다.
2016년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그의 데뷔 시즌은 길지 않았다.
박준영은 2016년 32경기 출전을 끝으로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끝내 투수로는 복귀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일단 현역 입대해 군 문제부터 해결한 박준영은 2020시즌부터 '제2의 옵션'인 내야수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변신의 결과는 극적이진 않았다.
2020년(32경기 타율 0.152), 2021년(111경기 0.209), 2022년(75경기 0.216) 등 이렇다 할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엔 박세혁의 보상 선수로 지명돼 친정팀인 NC를 떠나 낯선 겨울을 보냈다.
두산에서 1군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고, 전반기 대부분을 2군에서 지냈다.
그리고 이달 7일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휴식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고 8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키움을 9-2로 대파했다. 두산의 8연승은 2018년 6월 6∼16일 당시 10연승 행진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하는 박준영의 모습. 2023.7.9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박준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9일 9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팀의 9-2 대승을 이끌었다.
2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때린 박준영은 4회말 1사 1, 2루에서 6번의 파울 커트 끝에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6회말엔 시즌 첫 홈런을,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내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사이클링 히트에서 2루타 하나 빠진 활약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박준영은 "이적을 계기로 저 스스로 (지금을)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좋은 감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겠지만, 노력한다면 시즌이 끝날 때 좋은 기록이 남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늦은 감이 없잖은 1군 승격을 두고는 오히려 "저도 완벽하게 준비하고 올라오고 싶었고 팀의 연승 기간에 올라온 게 자신감이 더 붙을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즌 목표로 "수술 부위를 안 다치고 쭉 1군에 있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며 "팀이 가을 야구에 가고 우승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 말고는 없다"고 답했다.
허경민과의 경쟁에 대해선 "제가 주전 경쟁을 하려는 것은 너무 욕심이다"라며 "경민이 형이 컨디션 조절을 할 때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