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요르단]=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벤치에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4.10.1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홍명보호의 요르단전 승리를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은 대표팀이 드디어 '경기 내용'에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며 호평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과 후반전 오현규(헹크)의 추가골을 엮어 요르단에 2-0으로 완승했다.
'백척간두'에서 치른 경기였다.
홍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에서 입은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날 경기 전반 중반 손흥민 다음가는 파괴력의 득점포인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왼쪽 발목을 다쳐 쓰러졌다.
(암만[요르단]=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한국 축구의 '원투 펀치'인 손흥민과 황희찬을 모두 잃은 위기 상황이었으나, 홍명보호는 예상 밖의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적진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이근호 해설위원은 "원정이라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도 승리한 데다 내용으로도 안정감이 돋보였다"고 총평했다.
이날 2골을 뽑아낸 공격 이상으로 '수비'가 빛난 경기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 위원은 "매우 힘든 상황 속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수비적으로 매우 안정화가 된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면서 "수비가 좋아 공격도 잘 풀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암만[요르단]=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 대표팀 주장 김민재가 요르단 모하마드 아부하시시에 앞서 헤더로 공을 걷어내고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박찬하 해설위원은 홍 감독이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한 점을 승리에 가장 주효한 선택 중 하나로 꼽았다.
이날 한국 공격진은 요르단 수비수들이 쉽게 중앙 지역으로 공을 투입하지 못하게끔 전방부터 바짝 붙어 괴롭혔다.
중원으로 향하는 패스 길목이 봉쇄된 요르단 수비수들의 선택지는 '측면'밖에 없었다.
유럽파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엄지성(스완지시티) 등이 포진한 한국의 측면은 요르단을 압도했고, 이는 한국이 경기를 지배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게 박 위원의 분석이다.
박 위원은 "어떻게 수비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요르단을 더 괴롭힐 수 있을지 준비를 잘했다. 상대의 선택지를 '측면' 하나로 좁히는 계획이 전반부터 잘 구현됐다"고 말했다.
홍명보호 수비라인 자체의 완성도도 좋았다.
특히 '대체 불가 붙박이 센터백' 김민재(뮌헨)의 파트너로서 조유민(샤르자)이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간 김민재의 파트너는 계속 바뀌었다.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는 김영권(울산)이, 오만과의 2차전에선 정승현(알와슬)이 김민재와 합을 맞췄는데 둘 다 합격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박 위원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용우(알아인)에게 집중될 요르단의 전방 압박을 조유민과 김민재가 공을 몰고 전진하면서 분산시킨 플레이가 특히 좋았다"면서 "앞으로 김민재-조유민 조합으로 계속 나갈 필요가 있다. 수비라인에 더 변화를 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제언했다.
(암만[요르단]=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지난 2월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에서 패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박용우는 이날 제 몫 이상을 해내며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 위원은 "박용우가 아시안컵 요르단전 때와는 너무도 다른,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튀지 않고, 궂은일 많이 해주면서 잘 해줬다"고 호평했다.
요르단전을 마치자마자 전세기편으로 귀국길에 오른 홍명보호는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3차 예선 4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북중미행의 '5부 능선'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