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공 사라진 김태술의 소노…'역동성 없는 농구'론 승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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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공 사라진 김태술의 소노…'역동성 없는 농구'론 승리 어렵다

빅스포츠 0 102 02.12 00:20
이의진기자

김태술 감독 "패스가 사람보다 10배 빠른데…그 패스가 안 나가"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김태술 감독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김태술 감독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고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김태술 감독이 이끄는 고양 소노가 안방에서 21점 차 대패를 당한 끝에 프로농구 단독 최하위로 추락했다.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에 100점이 넘게 실점한 끝에 80-101로 완패한 소노는 26패(12승)째를 당해 9위 서울 삼성(12승 25패) 밑으로 내려갔다.

올 시즌 소노의 특징은 높이가 낮은데도 '느린 농구'를 고수한다는 점이다.

소노는 올 시즌 평균 33.9개 리바운드를 잡아 이 부문 9위다.

소노보다 리바운드가 적은 팀은 부산 KCC(30.6개)뿐이다. KCC의 경우는 높이를 담당하는 최준용, 송교창이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진 여파다.

일반적으로 높이가 낮은 팀은 공격 속도를 높인다. 장신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팀은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떨어지는 터라 이를 공략하기 위해 속공을 늘린다.

하지만 소노는 속공을 KBL에서 적게 펼치는 팀으로 분류된다. 팀 속공 횟수는 평균 3.4개로 10개 팀 가운데 9위다. 창원 LG(2.8개)만 소노보다 낮다.

경기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KBL이 활용하는 '페이스' 지표로도 소노의 느린 공수 전환 속도가 확인된다.

소노는 페이스 지표가 71.6으로 10개 팀 중 8위다.

대신 실책은 평균 10.4개로 중간 수준이다. 10개 팀 중 6위다. 이 부문 1위 서울 SK(9.7개)와 격차도 크지 않다.

이 같은 지표들을 종합하면 소노는 속공보다는 지공을 선호하고, 역동성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둔 팀으로 분류된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이우석
울산 현대모비스의 이우석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실제로 사령탑 김태술 감독은 부임 당시부터 '안정적 경기 운영'을 강조해왔다.

김 감독은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던 현역 시절, 안정성과 번뜩이는 과감성을 겸비한 선수로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자신이 지휘하는 팀에서는 안정적인 농구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속공 등 역동적이고 과감한 공격이 나타나지 않아 고심이 깊다.

이날 현대모비스전 소노의 팀 속공은 2개뿐이었다.

이마저도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경기 막판 신인 정성조가 홀로 상대 림으로 돌진해 득점한 것을 빼면 사실상 속공은 하나뿐이었다.

김 감독도 역동성이 떨어진 팀 상황에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속공 기회는 많이 나온다. 작전 시간에도 앞에 뛰는 선수에게 그냥 패스를 주라고 하는데, 선수들이 아직 적응이 안 된 것 같다"며 "패스가 사람보다 10배 이상 빠른데, 공을 하프라인까지 몰고 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그걸 알고 있다고는 한다. 그 패스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농구가 아직 안 되는 것 같다"며 "그 패스가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가드 쪽에서 그 패스가 안 나간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속공으로만 10점을 올린 덕에 21점 차 대승을 거둔 현대모비스는 소노와는 반대다. 안정성을 일부 희생해 역동성을 극대화했다.

현대모비스는 실책(11.9개)이 10개 팀 가운데 3번째로 많다. 매번 12개 가까운 실책을 쏟아내는 셈이지만 평균 득점도 1위(81.9점)다.

어느 정도 실책을 감수하더라도 빠르게 몰아치는 농구로 승리를 챙긴다는 조동현 감독의 전략이 올 시즌에는 맞아들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24승(14패)째를 신고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2위를 지키면 4강 플레이오프로 직행해 바로 챔피언결정전을 노려볼 수 있다.

조 감독은 "우리는 젊은 선수가 많아 활동량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 많이 뛰는 걸 주문하고 있다"며 팀 상황에 맞게 특별히 역동적인 농구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 감독은 선수들이 연습하지 않은 플레이를 코트에서 펼치는 행동이 '과감성'으로 포장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조 감독은 "(서울 SK의)김선형이 플로터를 쓰는 데 7, 8년이 걸렸다고 한다. 김선형이 하는 걸 보고 다른 선수들이 플로터를 쏘겠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빅맨에게) 투입하는 (기본적인) 패스조차도 평상시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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