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지난 2024-2025시즌 4위로 여자 프로배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IBK기업은행은 신구 조화를 앞세워 다음 달 중순 개막하는 2025-2026시즌 V리그에서 봄 배구 재현을 노린다.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4위로 밀린 데다 3위 정관장과 승점 차가 많이 나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다행히 득점 부문 2위(910점)에 올랐던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과 재계약하고, 아시아 쿼터 선수로 호주 출신의 공격수 알리사 킨켈라를 지명해 새 시즌 기대감이 크다.
빅토리아는 공격력이 입증됐고, 아포짓 스파이커인 킨켈라도 공격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22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V리그 전초전으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지난 시즌 챔프전 진출팀 정관장에 짜릿한 세트 점수 3-1 역전승을 낚았다.
첫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뒷심으로 일군 값진 승리였다.
B조에선 해외 초청팀 득지앙(베트남)이 빠져 정관장, 한국도로공사와 세 팀 가운데 두 팀이 준결승에 오르기 때문에 4강행 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커졌다.
명세터 출신의 김호철 감독은 여전히 세터 고민이 크다.
작년 2월 중국인 세터 천신통이 발목 부상 여파로 시즌 중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김하경, 김윤우, 최연진 등 3명의 세터를 번갈아 기용했으나 확실한 주전 세터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호철 감독은 22일 정관장과 경기에선 19세의 신인 세터 최연진을 선발로 기용해 테스트했다.
하지만 최연진은 1세트에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흔들렸고, 김호철 감독은 2세트 6-9 열세에서 29세의 베테랑 세터 김하경을 투입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김하경은 정교한 토스로 미들 블로커진의 최정민, 이주아의 속공, 이동공격을 극대화하는 한편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 육서영, 황민경과도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3-1 역전승에 앞장섰다.
김하경은 85차례 세트 시도 중 37차례 성공해 세트 성공률 43.5%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새 시즌에는 최연진의 경험을 쌓게 하면서 실업팀 수원시청에서 1년을 뛰고 V리그로 복귀한 박은서, 베테랑 김하경을 고루 투입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후 취약 포지션인 세터를 영입하려다가 좌절된 김 감독으로선 '세터 3인 체제'로 봄 배구 진출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세터 고민은 여전하지만, 지난 시즌 후 한국도로공사에서 현금 트레이드한 리그 최고 수준의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이 안정적인 리시브를 뒷받침하는 데다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도 공격과 수비를 지원 중이다.
임명옥은 리시브 효율에선 22.22%에 그쳤지만, 공격수의 공을 받아내는 디그 24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빅토리아와 킨켈라가 가세하면 높이와 파워 모두 다른 팀들에 뒤지지 않아 3강권 전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빅토리아를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내세우고, 킨켈라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투입하는 등 역할 분담시킬 계획이다.
리베로 임명옥 영입으로 수비 능력이 향상됐고, 빅토리아-킨켈라 쌍포의 공격력도 기대가 크다.
기업은행이 고질적인 세터 약점을 딛고 올 시즌에는 봄 배구 진출 꿈을 이룰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