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AP=연합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몽카다(오른쪽)가 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게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 경기 10회말 홈을 밟고 있다. 선수들은 투수의 강속구에 맞은 블레이저 심판 주위에 몰려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투수가 심판 마스크를 강타하는 '폭투'를 범해 끝내기 점수를 헌납하는 진기한 장면이 나왔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게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혈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주자를 2루에 두고 시작하는 연장 10회말, 화이트삭스는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팀 앤더슨 타석에서 디트로이트 오른손 불펜 호세 시스네로가 초구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던졌다. 디트로이트 포수 에릭 하세가 머리 위로 미트를 뻗었지만, 공은 주심 코리 블레이저의 마스크를 강타했다.
블레이저 심판은 그대로 주저앉았고, 공은 1루 쪽으로 흘렀다.
이 사이 3루 주자 요안 몽카다가 홈을 밟아 경기가 끝났다.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도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블레이저 심판의 상태를 살폈다.
MLB닷컴은 "블레이저 심판은 정밀 검사를 받았고, 의사의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황당한 끝내기 장면이 나온 건, 디트로이트 배터리의 '사인 미스' 탓이었다.
디트로이트 포수 하세는 "(사인을 주고받는 전자 장비) 피치컴을 통해 시스네로에게 슬라이더 사인을 냈는데, 시스네로는 싱커로 들었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공의 방향 보다 심판을 먼저 살폈던 하세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불행한 일이다. 블레이저가 빨리 회복하길 빈다"고 말했다.
결승 득점을 한 몽카다는 "공의 움직임을 빠르게 파악해 득점했다. 독특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양 팀은 3점을 모두 폭투로 얻은 최초 기록도 썼다.
MLB닷컴은 "3점 이상이 나온 경기에서 모든 점수를 폭투 또는 포수 패스트볼로 얻은 건, MLB 최초의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