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 통산 100번째 '스플래시' 홈런이 터졌다.
샌프란시스코의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벌인 홈경기에서 0-0인 1회말 구장 오른쪽 담 뒤 바다에 떨어지는 선두 타자 홈런을 날렸다.
오라클 파크에 인접한 매코비만(灣)에 떨어지는 홈런을 스플래시 홈런이라고 부른다. 홈런이 물에 첨벙하고 빠진다는 뜻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구장 오른쪽 펜스 넘어 바다에는 카누 또는 요트를 타고 홈런공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팬들이 적지 않다.
다만, 어떤 팀 선수가 쳤느냐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팀을 상징하는 명물이 된 스플래시 홈런의 작성자와 홈런을 맞은 투수를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이를 보면,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쳤을 땐 스플래시 홈런이라고 분류하고, 상대 팀 선수가 치면 그저 '매코비만에 빠진 홈런'으로 기록한다.
웨이드 주니어의 홈런은 2000년 개장한 이 곳에서 샌프란시스코 소속 선수가 쏘아 올린 100호 스플래시 홈런이다. 이 구장은 퍼시픽 벨 파크(2000∼2003년), SBC 파크(2004∼2005년), AT&T 파크(2006∼2018년)를 거쳐 2019년부터 오라클 파크로 불린다.
오라클 파크는 샌프란시스코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홈런왕' 배리 본즈를 위해 지어진 구장으로 불릴 정도로 좌타자에게 유리한 곳이다.
좌우 비대칭 구장으로 특히 우중간에서 오른쪽 파울 폴 쪽으로 이어지는 펜스가 반원이 아닌 일직선 모양으로 설계돼 홈에서 거리가 짧은 편이다. 잡아당기는 왼손 타자가 스플래시 홈런을 때릴 확률이 높다.
본즈는 역대 스플래시 홈런 1∼9호를 잇달아 작성하는 등 통산 35개의 홈런을 매코비만에 빠뜨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랜 기간 뛰고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브랜던 벨트가 10개를 쳐 본즈와 더불어 두 자릿수 스플래시 홈런을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상대 팀 선수가 친 '매코비만에 빠진 홈런'은 전날까지 55개가 생산됐다.
추신수(현 SSG 랜더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2020년 8월 3일, 최희섭 KIA 타이거즈 잔류군 코치가 플로리다 말린스(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인 2004년 5월 1일 각각 1개씩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