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35)이 2007년 프로 데뷔 이래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허용했다.
양현종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9개를 맞고 9실점 했다. 9점 모두 양현종의 자책점이다.
양현종은 한창 물오른 롯데 타선에 난타당하고 최다 실점과 최다 자책점 새 기록을 썼다. 그는 그간 8실점 경기 8번, 8자책점 경기 5번을 기록 중이었다.
양현종이 2이닝 만에 물러난 것도 7실점 한 2019년 4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래 4년 만이다.
지난달 27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통산 다승 순위 단독 2위(162승)로 뛰어오른 양현종은 이날에는 1회에만 안타 6개를 얻어맞고 7실점 해 고개를 떨어뜨렸다.
양현종은 황성빈에게 중전 안타, 윤동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놓인 뒤 전준우에게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이어진 1, 3루에서 안치홍의 직선타성 타구를 1루수 김석환이 잡아내지 못하고 뒤로 흘린 사이 윤동희가 홈을 밟았다.
김석환이 잡았다면 운 좋게 더블 아웃으로 끝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롯데는 정훈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이어갔고, 한동희가 볼넷을 골라 베이스를 꽉 채웠다.
새내기 김민석이 깨끗한 1타점 좌전 안타로 양현종을 코너로 몰았고, 곧바로 이학주가 우측 스탠드에 떨어지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점수를 7-0으로 벌렸다.
양현종은 2회에도 전준우, 정훈에게 징검다리 2루타를 맞고 한동희에게 중전 안타를 헌납해 2점을 더 줬다.
양현종이 마운드를 떠나면서 경기는 그것으로 끝났다.
롯데는 14-2로 대승했다.
KIA는 0-10으로 끌려가다가 5회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좌월 2루타로 2점을 따라붙었으나 롯데의 불붙은 기세를 막지 못했다.
롯데는 6회말 2사 후 김민석의 좌월 2타점 2루타, 이학주, 정보근의 연속 안타를 묶어 3점을 더 뽑고 7회에도 한동희의 좌전 안타로 1점을 보태는 등 경기 내내 KIA 마운드를 두들겼다.
롯데는 19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두 번째로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때렸다. 특히 정훈을 제외한 8명의 선발 출전 타자가 안타 2개 이상을 쳤다.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는 삼진 8개를 뽑아내고 7이닝 2실점의 안정적인 내용으로 3승(4패)째를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