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심판진이 야구 규칙을 잘못 적용해 신뢰도에 큰 흠집을 남겼다.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9회말 LG 공격 때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왔다.
무사 1루에서 대타 정주현 타석 때 한화 박상원-최재훈 배터리는 볼 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1루 주자의 2루 도루를 염두에 두고 공을 밖으로 뺐다.
뒤늦게 피치트 아웃 사인을 알아챈 정주현은 공이 홈 플레이트 쪽을 관통할 무렵 방망이를 포수 최재훈 쪽으로 거의 내던지다시피 했다.
방망이에 맞은 최재훈은 2루에 공을 던지지도 못하고 바로 쓰러졌다.
정주현의 포수 수비 방해로 보였지만, 심판진은 4심 합의 끝에 정반대로 포수 최재훈의 타격 방해를 선언했다.
심판진은 정위치에 있어야 할 포수가 먼저 움직여 공을 받았다며 타격 방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루 주자 신민재의 2루 도루는 인정되고, 정주현은 타격 방해 판정 덕에 1루로 걸어 나갔다.
그러나 LG는 김민성의 3루수 병살타로 무사 1, 2루 끝내기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KBO 심판위원회는 연장 12회가 치러지던 중 "추가 확인 결과 타격 방해가 아닌 수비 방해로 판정됐어야 할 상황"이었다며 "해당 심판진의 징계 등 후속 조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후 판독을 통해 규칙 오적용을 시인한 셈이다.
프로야구 심판진은 4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도 규칙을 잘못 적용해 논란을 자초했다.
4회초 kt 공격 때 2사 1, 3루에서 김상수의 타구는 2루심 이영재 심판위원에게 맞고 굴절됐다.
야구 규칙 5.06(c) 6항은 '내야수(투수 포함)에게 닿지 않은 페어 볼이 페어 지역에서 주자 또는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또는 내야수(투수 제외)를 통과하지 않은 페어 볼이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타자는 주자가 됨으로써 베이스를 비워줘야 하는 각 주자는 진루한다'고 규정한다.
다시 말해 이영재 심판위원이 볼을 맞은 뒤 즉각 볼 데드가 선언돼 타자 김상수는 1루에, 1루 주자는 2루에 각각 진루하고, 3루 주자는 제자리에 머물러야 한다.
2사 만루가 되어야 하나 심판진은 규칙을 잘못 적용해 3루 주자의 득점을 인정했다. 롯데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허용하고 1-7로 졌다.
롯데는 이 상황을 두고 심판진에게 항의하지 않았지만, 허운 KBO 심판위원장이 문제 장면을 다시 확인한 뒤 규칙 오적용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