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가 팀을 33년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왕좌에 올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결별이 유력해졌다.
현지 유력 스포츠 신문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19일(현지시간) "스팔레티 감독이 계약 기간이 2024년까지지만, 나폴리와 결별하기로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아우렐리오 데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이날 스팔레티 감독의 거취에 대한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의 질의에 "그는 챔피언이고, 챔피언은 스스로를 표현할 최고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스팔레티는 우리와 함께 그런 영역을 찾았고,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미래에도 스팔레티가 가진 능력을 더 잘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사실상 작별의 뜻을 밝혔다.
데라우렌티스 회장은 "나폴리에서 계속 함께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좋을 것"이라면서도 "인생에서 자유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좋을 것이다. 누가 나의 날개를 자를 수 없듯 타인의 날개도 자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항상 (타인과)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살아야 한다. 나는 카를로 안첼로티, 라파엘 베니테스, 발터 마차리, 에드아르도 레야와 연결돼 있다"며 축구 지도자들을 열거한 데라우렌티스 회장은 "당신에게 무엇을 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세리에A에서 우승한 '최고령 지도자'가 된 1959년생 스팔레티 감독은 유럽 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2018-2019시즌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이끌다 경질된 후 농장, 목장을 운영하며 축구 현장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의 지휘봉을 잡은 끝에 지도자로서 '재기'에 성공했다.
그가 '33년 만의 리그 우승'이라는 성과에도 팀을 떠나려는 이유로 현지 매체들은 데라우렌티스 회장과 '불화'를 짚는다.
기존 계약에는 2024년까지 1년을 더 연장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다만, 이를 데라우렌티스 회장이 스팔레티 감독을 설득하거나 상의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이 연장됐음을 서면으로 통보받고 실망한 스팔레티 감독이 우승을 확정한 33라운드 우디네세와 원정 경기 직후에도 데라우렌티스 회장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전했다.
이 신문은 스팔레티 감독의 후임으로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을 이끌다가 이번 시즌 도중 경질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언급하며 "카리스마, 성격 등 데라우렌티스 회장은 항상 콘테 감독을 좋아했다"고 해설했다.
아울러 데라우렌티스 감독과 친분을 토대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잉글랜드)을 이끄는 로베르토 데제르비 감독, 아탈란타(이탈리아)의 사령탑 잔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도 함께 거론했다.
그러면서 나폴리가 조만간 스팔레티 감독과 결별을 공식 발표한 후 본격적으로 후임 물색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스팔레티 감독뿐 아니라 '우승 주역'들을 영입하는 데 공헌한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단장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나폴리를 떠나 유벤투스(이탈리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운톨리 단장은 이번 시즌 공수에서 맹활약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빅터 오시멘, 김민재 등 영입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