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김주형이 메이저 대회인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 첫날 진흙에 들어가기를 불사하는 투혼을 펼쳤다.
김주형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파70·7천387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5개로 3오버파 73타를 쳤다.
공동 63위에 오른 김주형은 이날 자신의 15번째 홀인 6번 홀(파4)에서 고전했다.
6번 홀 티샷이 다소 오른쪽으로 향하면서 진흙 속에 빠져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김주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단 공을 찾으면 비교적 괜찮은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도 무릎까지 걷어 올린 뒤 공을 찾기 위해 진흙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김주형은 "진흙에 발이 닿는 순간 웃음거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하지만 메이저 대회이기 때문에 한 타라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공 찾기를 포기해야 했다.
김주형은 "몸이 쑥 들어가는 상황이 됐고, 상의까지 진흙이 묻었다"며 "다시 다리를 빼기도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김주형은 캐디 조 스코브런을 불러 도움을 요청한 끝에 겨우 진흙탕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스코브런은 "만일 나까지 그 안에 빠졌다면 우리 둘 다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까스로 밖으로 나온 김주형은 허리부터 발끝까지 진흙 범벅이 됐고 근처 흐르는 물에 가서 팔과 다리를 씻어내야 했다.
"이보다 더 안 좋아질 수는 없다고 판단해서 근처 개울에서 대충 씻었다"는 김주형은 그 홀을 보기로 마쳤고, 이후 남은 3개 홀은 파로 마무리했다.
김주형은 "메이저 대회여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진흙에 들어가고도 공을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6번 홀 상황을 영상으로 보고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창피하다는 듯 모자를 벗어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2002년생 김주형은 지난해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고, 올해 4월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16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