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레베카, 귀화 희망 "한국 선수 된다면 영광스러울 것"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흥국생명 레베카가 공격하고 있다. 2025.12.3 [email protected]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계 3세인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이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레베카는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수훈 선수로 뽑힌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라는 질문에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매우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귀화는 매우 관심 있다"며 "아버지와도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은 V리그 시즌에 집중해야 한다"며 "현재 내 신분은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라서 귀화에만 신경 쓰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레베카의 친할머니는 한국인으로,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할아버지와 결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배구를 매개로 한국과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V리그에 데뷔했고, 올 시즌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아 4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흥국생명 레베카가 공격하고 있다. 2025.12.3 [email protected]
레베카는 최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이름을 짓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팬 투표를 통해 김백화(金白花)라는 이름을 얻었다.
레베카라는 등록명과 백화의 발음이 비슷해서 직접 고른 이름이다.
그는 "장난으로 지은 한국 이름을 지은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과 좀 더 연결고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귀화했을 때 김백화라는 이름을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한국에서 생활하면 내 몸에 한국의 피가 흐르는 것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며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한국의 거리와 문화가 반가웠다. 앞으로도 즐겁고 행복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흥국생명 레베카가 공격하고 있다. 2025.12.3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레베카는 팀 내 최다인 31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세트 점수 0-2로 끌려가던 3세트에선 팀 16점 중 11점을 책임지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오늘 승리로 자신감을 얻었다"며 "특히 도로공사의 11연승 도전을 저지해서 더욱 의미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특별귀화로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대한배구협회의 추천 등으로 우수 스포츠 인재로 인정받아야 하고, 법무부 면접을 거쳐야 한다.
배구계에선 대한항공 미들블로커 진지위와 페퍼저축은행에서 뛰었던 염어르헝이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