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소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뷰익 상하이(총상금 220만달러)에서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소미는 12일 중국 상하이 치중 가든 골프클럽(파72·6천70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합해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냈다.
그는 연장 승부에서 우승한 태국의 지노 티띠꾼(태국), 준우승한 일본의 가쓰 미나미(이상 24언더파 264타), 호주 교포 이민지(19언더파 269타)의 뒤를 이었다.
이소미가 올 시즌 톱5 성적을 낸 건 이번이 5번째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차로 뒤진 이소미는 이날 경기 초반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았다.
그는 13번 홀(파5)에서 두 번째 버디를 잡았으나 16번 홀(파3)에서 파 퍼트를 놓치면서 한 타를 잃었다.
그러나 17번 홀(파5)에서 곧바로 버디를 낚아 바운스백에 성공한 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약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신지은은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7위, 김아림은 15언더파 273타로 10위를 기록했다.
김아림은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탔으나 10번 홀(파4)에서 간발의 차로 버디 퍼트를 놓친 뒤 11번 홀(파3)에서도 파 파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추면서 기세가 꺾였다.
그는 경기 후 "이번 주 허리가 조금 아파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혜진은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11위, 김세영은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15위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단독 12위를 달리던 윤이나는 이날 5번 홀(파4)까지 버디 3개를 잡으며 선두권에 접근했으나 7번 홀(파3)과 8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한 뒤 16번 홀(파3)에서 더블 보기, 1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2오버파 74타를 친 윤이나는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 26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임진희는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22위, 안나린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54위, 강혜지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60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은 세계랭킹 1위 티띠꾼이 차지했다.
티띠꾼은 미나미를 무려 5차 연장 끝에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시즌 2승을 차지한 티띠꾼은 올 시즌 LPGA 투어 첫 다승자가 됐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는 그동안 단 한 명도 2승 이상을 올리지 못했다.
티띠꾼은 대회 전까지 우승 한 차례를 거뒀지만 4개 대회에서 2위를 기록하며 다승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특히 최근 출전한 2개 대회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고비를 겪었으나 치열한 승부 끝에 첫 2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 과정은 극적이었다. 티띠꾼은 라운드 중반까지 선두 가쓰에게 4타 뒤진 2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14번 홀(파4)부터 16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 가쓰를 무섭게 추격했다.
가쓰는 티띠꾼에게 한 타 차로 쫓기던 17번 홀에서 환상적인 칩인 버디에 성공하며 다시 달아나는 듯했다.
그러나 티띠꾼이 긴 이글 퍼트를 홀에 넣으면서 동타를 만들었다.
결국 두 선수는 나란히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써내 연장에 들어갔고, 18번 홀에서 펼쳐진 1차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티띠꾼은 2차 연장에서 티샷이 호수로 떨어지면서 1벌타를 받아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3번째 샷을 홀 바로 앞에 붙이는 신기를 발휘한 뒤 파 퍼트에 성공했다.
반면 페어웨이를 지켜낸 가쓰는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아깝게 실패했다.
두 선수는 10번 홀에서 펼쳐진 3차 연장과 18번 홀에서 다시 겨룬 4차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흐름은 긴 연장 승부에 익숙한 티띠꾼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티띠꾼은 2023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무려 9차 연장을 치른 끝에 준우승한 경험이 있다.
올 시즌에도 지난 7월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차 연장 끝에 그레이스 김(호주)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연장 승부에서 자주 고배를 마셨던 티띠꾼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5차 연장에서 환상적인 세컨드 아이언샷으로 공을 홀 바로 앞에 붙였다.
반면 가쓰는 투온에 실패했다.
벼랑 끝에 몰린 가쓰는 칩샷으로 홀을 직접 노렸다. 그러나 공은 아깝게 홀을 빗나갔다.
가쓰의 플레이를 지켜본 티띠꾼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홀 안으로 떨어졌다.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티띠꾼은 힘겨웠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올해 두 번째 우승의 순간을 즐겼다.
명승부를 펼친 LPGA 투어 선수들은 이제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다.
LPGA 투어 가을 '아시안 스윙' 첫 대회를 마친 선수들은 16일부터 19일까지 우리나라 전남 해남 파인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경쟁을 이어간다.